신진에스엠 "자회사 본궤도 오르면 내년부터 성장세"

철판을 잘라 판(플레이트) 형태로 고객사에 공급하는 신진에스엠 (3,900원 ▲900 +30.00%)의 주가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3만2000원을 웃돌았으나 하반기 들어 1만5000원대까지 밀리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설립된 자회사 신진에스코의 적자로 신진에스엠의 연결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탓이다.


곽경훈 신진에스엠 IR담당 팀장은 "신진에스코의 분기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하기 위한 매출규모가 약 20억원"이라며 "올 4분기에는 BEP에 도달하고 내년에는 신진에스코에서만 200억원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팀장은 이어 "신진에스코의 부진이 내년부터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며 "신진에스엠의 매출과 이익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가 '산업의 쌀'로 불린다면 신진에스엠이 공급하는 플레이트는 '기계산업의 쌀'로 불린다. 탄소강, 특수강, 스테인리스 등 철강재는 물론 알루미늄 판재 등이 신진에스엠의 주력제품이다. 판재는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폭과 두께 등이 다양하다. 신진에스엠은 두께가 1㎝정도의 소형판재에서부터 25㎝에 이르는 대형후판까지 4000여종의 판재를 공급하고 있다.

단지 철판을 잘라서 판매한다고만 볼 수 있지만 신진에스엠이 20%가 넘는 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는 차별화된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자회사 신진에스코의 적자로 매출, 이익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3분기까지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435억원, 영업이익은 50억6000만원에 이른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11.63%에 달한다는 얘기다. 신진에스엠만의 별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28억원, 90억3700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1%에 달한다.


대개 철판을 절단하기 위해서는 산소불꽃으로 태운 후 단면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화학처리 등 가공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고객으로부터 주문받은 물량을 납품하기까지 적게는 1주에서 길게는 2주 이상이 걸린다. 이 과정을 줄이기 위한 공법으로 레이저, 플라즈마나 고압의 물을 이용하는 방식이 있지만 이는 장비나 제품 모두 너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신진에스엠은 2001년 설립 당시부터 원형톱날을 이용하면서도 균질한 철판을 절단하는 공법을 개발, 종전까지만 해도 소형 공업사들이 전담하던 판재시장에 진출했다. 국내에서 철강 관련 최고의 기술인력이 모여있다고 평가되는 포스코마저도 신진에스엠의 기술력을 믿고 대형 플레이트 절단기를 개발하자고 제의했다. 지난해 설립된 신진에스코가 바로 포스코와 공동개발한 대형판재 절단기를 기반으로 설립된 회사다. 신진에스코의 주요주주로는 신진에스엠(75%)과 포스코(17.5%) 등이 있다.

곽 팀장은 "일본 판재업체 1위로 꼽히는 H사가 절단기를 수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이를 거절한 바 있다"며 "신진에스엠의 절단기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소형 판재시장은 전체 매출에서 대리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매출규모가 늘어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대형 판재는 대형고객사를 대상으로 직판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출규모 확보에 걸리는 시간이 그만큼 짧다"며 "이미 한국타이어 등 주요 고객사를 통한 판로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증권사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신진에스엠 분석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는 3곳이 있는데 이들이 제시한 목표가는 2만5000원~4만원에 이른다. 현재 주가 대비 상승여력이 최소 40%대에서 135%에 이른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