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건설, 본입찰 연기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STX건설이 공익채권(인수자가 대신 변제해야 하는 채무) 규모를 확정짓지 못해 본입찰 일정을 연기했다.

25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TX건설은 예비실사 마지막 날(24일)에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본입찰 일정 연기 신청을 했다. 매각주관사인 PwC삼일회계법인과 법원은 매각일정을 다시 조율할 계획이다.

입찰을 미룬 이유는 공익채권 규모를 정하지 못해서다. 공익채권은 STX건설을 인수할 인수자가 떠안을 채권으로 인수후보자가 가격을 책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거래 관계자는 "매각을 수월하게 진행하려는 STX건설의 법정관리 대리인(매각자)과 더 많은 채권을 현금화하려는 채권단 사이에 의견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10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인가받은 STX건설의 채무 규모는 미확정채무만 2조원이 넘는다. 확정채무도 194억원에 달한다.

채무 규모가 정해지지 않아 구체적인 매각 조건을 기재한 입찰 안내서의 배부도 계획보다 늦어졌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원매자들은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입찰안내서는 본입찰을 앞두고 주관사가 인수후보자들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설명서로 채무 규모나 거래 가격 등 본입찰 참여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당초 매각공고에 따르면 입찰 안내서는 예비실사 기간 중 배부키로 돼 있었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SM그룹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 측에서 인수조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본입찰에 어떤 조건을 제시할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며 "내부적으로 본입찰 참여 여부 결정을 잠정 보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2005년 설립된 STX건설은 2013년 그룹 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한때 국내 시공능력 순위 30위권에 진입할 정도로 기술력을 자랑했다. 국내 건설사로서는 드물게 화력발전소 시공 경험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자본총계도 마이너스 608억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