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산 확대”…지식재산권 무역적자 역대 최소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공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해외 현지생산이 증가해 특허, 저작권 등 사용료 지급액이 감소한 영향이다. 특히 특허 및 실용실안권 수지는 첫 흑자를 나타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5억5000만달러(약 6400억원) 적자로 전기대비 76%, 전년동기대비 64% 각각 감소했다. 적자 폭은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다.

2분기 수출액은 22억달러, 수입액은 27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분야별 적자규모는 문화예술저작권이 2억70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2억6000만달러), 디자인권(-1억4000만달러) 순으로 적자 폭이 컸다.

반면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SW) 저작권은 1억1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특히 매분기 적자였던 특허 및 실용신안권이 처음으로 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해외 현지생산을 늘리면서 특허권 수출이 증가한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분기 17억5000만달러 적자였던 국내 대기업이 지식재산권 적자액은 2분기 2억1000만달러로 대폭 감소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2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3억5000만달러 적자로 1분기 적자액(21억4000만달러)보다 대폭 축소됐다. 서비스업은 2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19억1000만달러였던 전기전자제품 지식재산권 적자규모가 2분기 -1억3000만달러로 대폭 감소했다. 황 팀장은 “스마트폰, PC 관련 특허권 등 주로 미국 IT기업에 내는 사용료는 계절적 요인으로 1분기에 많이 소요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 국가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미국(-8억9000만달러), 독일(-1억4000만달러), 영국 (-5000만달러) 등이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4억달러), 베트남(3억4000만달러), 일본(2000만달러)는 흑자를 기록했다. 일본은 지난해 2분기(1억2000만달러) 이후 1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1분기 24억2000만달러 적자였던 대미 지식재산권 적자액이 2분기 63%나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 1분기에 신제품 생산량이 많아 특허권 사용료를 많이 지불하는 경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1·2분기 대미 지식재산권 누적 적자액은 33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31억8000만달러)와 비슷한 규모여서 추세적 반등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황 팀장은 “대기업 해외생산 증가로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 사용료가 추세적으로 줄어들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료=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