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확대..신일산업 경영권 분쟁 새 국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신일산업 (1,855원 ▼25 -1.33%) 소액주주들이 지분 모으기에 나섰다. 경영권 분쟁이 최대주주인 김영 회장과 경영권을 노리는 황귀남 노무사 외에 소액주주라는 제3세력의 등장으로 새 국면을 맞으면서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일산업 일부 소액주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주주들을 대상으로 회원 모집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자체 집계 결과 10%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경영권을 두고 다투고 있는 최대주주인 김 회장측(13.86%)과 황 노무사측(10.74%)의 지분율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들 소액주주들은 김 회장과 황 노무사가 아닌 전문경영인을 따로 선임하고 직접 주주 권익 향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횡령 및 분식회계 혐의로 이미 신뢰를 잃었고, 황 노무사는 현 경영진을 고발 조치하며 결국 신일산업 주식 매매정지 조치에 원인을 제공하는 등 양쪽 모두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대안은 아니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소액주주들이 김 회장측과 황 노무사측 둘 다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라며 “임시주주총회나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본격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근 신일산업 경영권 분쟁은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횡령 및 분식회계 혐의가 불거지면서 재점화 됐다. 신일산업은 지난 5일 전현직 임직원이 횡령 혐의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공소제기로 불구속 기소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같은 날 신일산업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위해 주식 거래정지 조치를 취했다. 이후 지난 25일부터 신일산업의 전현직 임직원 불구속 기소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주식매매를 재개했다.

황 노무사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황 노무사가 이끄는 마일즈스톤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29일 김 회장(사내이사)에 대한 이사직무집행정지가처분신청, 이달 2일 김 회장 해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소집허가 신청을 제기했다. 지난 20일 이 두 소송에 대한 법원의 첫 심리가 열렸고, 이르면 연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신일산업 경영권 분쟁은 황 노무사측이 신청한 임시주총 개최 여부, 혹은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표 대결을 통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신일산업 등기임원 6명 중 2명의 임기가 내년 3월로 만료된다.

현재 지분율은 김 회장측이 13.86%로, 황 노무사측보다 3.12%포인트 높다. 결국 전체 지분율 73.60%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경영권 분쟁의 핵심인 셈이다. 지분율 약 11.7%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일부 소액주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현재 입장대로 김 회장이나 황 노무사 편에 서지 않고 독자 행보에 나설 경우 셈법은 더욱 복잡해진다. 변수는 아직 어떤 입장도 결정하지 않은 지분율 60% 이상의 소액주주들이다.

현 경영진과 황 노무사측 간 얽히고설킨 소송으로 인한 검찰과 국세청의 조사, 법원의 판결도 눈여겨봐야 할 요소다. 김 회장은 횡령 혐의 등으로 이미 검찰에 기소됐고, 황 노무사도 차명주식과 시세차익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주총회 전에 이 같은 혐의에 대한 법적 판결이 나올 경우 도덕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유 지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일산업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 혐의 등으로 주식이 거래정지되면서 이미 주주들은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며 "신일산업 경영진 분쟁은 이제 소액주주의 마음을 누가 사로잡을지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