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엔에스브이 대주주 이오에스이엔지 '내분'

코스닥상장사 엔에스브이 (135원 ▼100 -42.5%)(NSV)의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최대주주 이오에스이엔지가 내분에 휩싸였다. 북경면세점사업단에 경영권을 재매각하기로 한 결정을 놓고 이오에스이엔지의 실소유주인 이기훈 이앤텍 전 대표 측(김경준 엔에스브이 부사장 포함)과 임병진 엔에스브이 대표 측의 입장차이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기훈 전 대표 측은 엔에스브이 주식을, 임병진 대표는 엔에스브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어 향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양측의 신뢰는 최근 급격히 무너졌다. 임병진 대표는 이기훈씨 측이 북경면세점사업단과 중국 보세 면세점 사업권을 확보하고 있는 알지비글로벌(RGB글로벌)에 엔에스브이 보유 현금 일부를 지원하려 하자 강력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임·횡령 등의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판단, 의사결정을 거부한 것이다.

대여금 지급은 하지 않기로 했지만 앙금은 가시지 않았다. 결국 이기훈씨 측이 경영권 매각을 위해 임병진 대표의 사직서를 받으려 하자 임 대표가 칼을 뺐다.

임 대표는 김경준 부사장을 보직해임하는 한편, 회사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임직원에게 지시했다. 이기훈씨와 김경준 부사장이 사용하던 법인카드도 이용정지토록 했으며 오는 12월 9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일정도 18일로 연기했다.


엔에스브이 보유 주식은 없지만 경영권(이사회)을 확보하고 있어 이기훈씨 측과 싸워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임병준 대표와 이기훈씨는 케이이에스에스(KESS)를 통해 코스닥상장사인 아남정보기술도 인수키로 계약해 향후 이 거래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기훈씨 측은 임병진 대표와의 갈등이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유화의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북경면세점사업단과 RGB글로벌에 자금을 지원하라고 요구한 것도 "코스닥상장사인 에이티세미콘과 사업을 철회하면서 일정이 꼬인 면세사업의 자금을 지원하려는 목적이 컸다"는 입장이다.

임병진 대표와 이기훈씨 측의 관계는 악화되지 않았는데 임 대표가 경영권을 갖고있자 주위에서 관계를 정리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경준 엔에스브이 (135원 ▼100 -42.5%) 부사장은 "몇 가지 오해의 부분이 있었지만 임병진 대표와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며 "갑자기 돌변하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임 대표의 성품상 본인이 아닌 주위에서 바람을 잡아 휘둘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서로 만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진 대표와 이기훈씨 측은 이오에스이엔지를 통해 엔에스브이를 인수했다. 밸브 사업을 임병진 대표에게 맡기고 이사회를 장악토록 지원했다. 이기훈씨 측은 엔에스브이를 재매각하고 아남정보기술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임병진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케이이에스에스에 외부에서 조달한 120억 원을 아남정보기술 인수자금으로 맡겨놓기도 했다.

한편 엔에스브이 대주주에 내분이 발생하면서 오는 12월18일 납입키로 한 12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할 경우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경면세점에 엔에스브이 주식 150만 주를 매각하기로 한 계약 뿐 아니라 아남정보기술을 인수키로 한 계약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이기훈씨와 임병진 대표가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엔에스브이와 아남정보기술 둘 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