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연기금과 IT

연기금이 국내 증시의 ‘구원투수’로 등판하면서 IT(정보기술) 업종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연기금이 코스피 시장에 매수세를 강화하면서 전기전자 등 IT업종에 대한 매입을 강화하고 있는 것. 미국 소비시즌이라는 계절적 요인 외에 달러 강세에 따른 수출주 선호 협상이 겹치면서 IT업종이 각광받고 있다는 평가다.

◇"연기금 매수 여력 1.7조원"=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자금 이탈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불확실성으로 1940대까지 내려가자 연기금이 코스피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지수가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연기금이 이달초부터 지난 2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5805억원이다. 매수세가 본격화된 지난 10일부터 26일까지의 코스피 순매수 금액은 7282억원에 달한다.

27일 오전 11시21분 현재 기관이 코스피 시장에서 264억원 ‘팔자’로 대응하고 있는 반면 연기금이 3억원 순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연기금은 며칠째 장 후반 매수세를 강화하는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연간 연기금 순매수금액 중 연말 비중은 약 24.4%에 달한다. 이를 적용할 경우 12월까지 연기금이 국내 증시에서 약 1조7000억원의 매수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연기금이 연말 국내 증시 자금집행에 나선 가운데 위험 요인이 비교적 적은 대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연기금의 순매수가 본격화된 지난 10일 이후 업종별 순매수 금액을 살펴보면 하드웨어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IT업종에 순매수가 강화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일만 해도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총 746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중 543억원이 전기전자에 집중됐다.

최근 삼성전자 (77,100원 ▼2,500 -3.14%)는 기관 순매수에 힘입어 130만원대에 재진입했다. LG전자 (91,200원 ▼1,400 -1.51%)는 전기자 수혜주로 손꼽히면서 5만5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LG전자가 5만5000원대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여만이다.

LG디스플레이 (9,910원 ▼140 -1.39%)는 전일 주가 기준으로 전월말 대비 16% 이상 상승했다.

◇달러강세+美소비시즌의 수혜=최근의 달러 강세(원화 약세) 요인이 대표 수출주인 IT업종에 대한 매기를 불러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달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 된 가운데 달러의 원만한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주요 통화국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연일 99를 상회하며 100을 장중 돌파하기도 했다.

IT 업종이 전통적으로 연말 미국 소비시즌의 수혜를 받는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실제 2010년 이후 11~12월 IT 업종 수익률은 2012년12월과 2013년12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코스피 대비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다.

전미소매업협회(NRF)는 올해 소비시즌 소매 판매액을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6305억달러로 예상했다. 2014년 4.1% 증가보다는 낮으나 최근 10년 평균 2.5%보다는 높은 수치다. 미국 고용이 거의 완전고용에 가깝고 소비 여력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올해 미국 소비시즌의 성적표가 그다지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연말 미국 쇼핑시즌에 진입하면서 IT제품 판매량이 급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연기금 수급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IT업종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