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잇따른 이벤트 앞둔 관망장세

전일 203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가 재차 약보합세로 밀렸다. 장 초반 나타났던 상승탄력도 이내 사그라드는 모습이 나타났다. 코스피지수의 장중 고점과 저점간 격차도 10포인트 안팎 수준에 머무는 데다 거래대금도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은 3조8981억원(오후3시 기준)으로 지난 12일 이후 11거래일만에 4조원을 밑돌았다. 오후 6시 시간외 단일가 매매가 끝나는 시점에 거래대금이 다소 늘어나 4조원을 웃돌 수도 있다더라도 코스피 거래대금이 4조원대 초반대에 머무는 모습이 벌써 6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다.


거래대금의 증감은 시장참가자들의 매매가 얼마나 활성화돼 있는지를 말해주는 지표로 여겨진다. 최근 6거래일간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2432억원으로 올해 1월 이후 이달 중순까지 일평균치(5조5090억원)를 23% 가량 밑돈다.

전일 5거래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던 외국인이 이날 다시 매도우위로 방향을 전환한 점도 시장관망 심리가 짙다는 점을 말해준다는 평가다. 이 배경에는 다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대형 이벤트들이 잇따라 열린다는 점이 있다. 이들 이벤트들이 미국달러 강세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금의 큰 물줄기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30일 중국 위안화의 SDR(특별인출권) 편입여부가 결정되는 데다 내달 초에는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미국 고용지표 발표 등 이벤트가 잇따라 개최된다"며 "이번 이벤트의 결과들이 달러인덱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미 달러인덱스는 연고점(100.31, 3월13일) 직전수준까지 올라왔고 상징적 숫자인 100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을 뿐"이라며 "달러인덱스가 100을 넘어설 정도로 달러강세가 심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불안심리가 재차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달 4일 열리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의에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제시한 감산제안이 수용될 지 여부도 국제유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WTI(미국텍사스유) 기준 배럴당 국제유가는 40달러선 상단을 가까스로 지탱하고 있지만 감산제안이 무산될 경우 추가적인 유가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유가하락은 재차 디플레이션(물가하락)에 대한 우려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달 중순 미국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벤트도 있지만 월초의 잇따른 이벤트들은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국내 증시나 수출경기 사이클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유가반등과 원화환율의 흐름이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연말 배당수요를 노린 프로그램 매수세의 유입과 배당수령권한이나 의결권 확정을 위한 대차잔고 청산에 따른 숏커버링 매수세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내달 중순 동시만기일이 지나면 대형주를 중심으로 수급개선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대신증권의 이 연구원은 "내달 동시만기일 전후 시점에서 변동성이 다소 커질 수 있지만 중순 이후에는 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배당을 노린 프로그램 매수유입이나 대차잔고 숏커버링의 수혜가 좀 더 큰 대형주가 유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