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재미 못 본 블프, '산타 랠리' 마지막 희망

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 급락과 디즈니의 주가 급락 여파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평소보다 2시간 일찍 폐장한 관계로 거래량은 평소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며 한산한 모습이었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24포인트(0.06%) 오른 2090.11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4.9포인트(0.08%) 떨어진 1만7798.49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11.38포인트(0.22%) 상승한 5127.53으로 거래를 마쳤다.


PNC 에셋 매니지먼트의 짐 듀니건 최고투자책임자는 “공휴일이 끼어 있는 주는 모든 투자자들이 증시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어서 일정한 트렌드를 찾기가 어렵다”며 “지난 수요일 발표된 경기 지표가 완만한 경제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산타 랠리를 기대하고 있지만 앞으로 몇 주간 증시가 상승할 만한 뚜렷한 호재가 없다”고 덧붙였다.

RBC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의 리안 라르손 주식 거래부문 대표는 “신흥 시장의 성장 둔화와 전세계 지정학적 위험을 감안하면 횡보장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넷플릭스와 바이오업종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급락과 디즈니 주가 하락에 발목이 잡혔다. 넷플릭스 주가는 1.03% 상승했고 나스닥 바이오텍 업종지수는 0.63% 올랐다. 반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1% 급락했고 디즈니 주가는 3% 떨어졌다. 디즈니의 경우 자회사인 ESPN의 가입자수가 300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 프라이데이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소식은 유통·소매업종에 부담이 됐다. 선트러스트의 로빈슨 험프리 애널리스트는 “우리가 보기에 이번 추수감사절 쇼핑 시즌은 매우 부진한 것 같다”면서 “조사팀들이 매장을 방문했을 때 주차 공간을 찾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매출 규모가 나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TD 아메리트레이드의 JJ키나한 수석 전략분석가는 “내가 확인한 바로는 소매 판매가 좋은 출발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유통업체 타겟은 “타겟닷컴의 실적이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 좋았다”며 추수감사절(Thanksgivig Day) 점포 매출도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이글 에셋 매니지먼트의 에릭 민츠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소매 업종은 꽤 위험한 상황을 지나왔다”며 “더 낮아질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려면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P의 소매 ETF 지수는 지난 25일 50일 평균 이동선을 웃돌았지만 이날 다시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중국 증시 급락도 악재로 작용했다. 규제 당국이 일부 대형 증권사에 대한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에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5.48% 급락했다. 선전종합지수도 6.09% 떨어졌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성장 둔화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증권사에 대한 제재는 유럽과 미국 증시에 일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유니크레딧의 크리스찬 스토커 전략분석가는 “중국 증시에 국한된 문제지만 투기 장세가 나타나고 있는 증시 모두에 해당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