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日 법인세 29%대…적자기업 증세로 재원 확보"

내년 4월부터 시작되는 2016회계연도에 일본의 법인세율이 현행 32.11%에서 29%대로 떨어질 것이 확인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의 20%대 법인세율 실행이 1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재무성과 경제산업성 등 관계 부처가 법인세 추가 인하에 따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전날 게이단롄과 내년부터 외형표준과세를 확대해 4000억엔을 확보하는 방안을 최종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적자 기업에 대해서도 사업 규모에 비례해 과세하겠다는 뜻이다.

외형표준과세 강화 조치는 자본금이 1억엔을 초과하는 대기업이 대상이 될 방침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에 내는 법인세 가운데 37.5%가 외형표준과세다. 관계 부처는 당초 이 비율을 내년에 50%로 늘릴 계획이었지만 다시 62.5%로 늘리기로 했다.

외형표준과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가가치 할인율은 올해 0.72%에서 내년 1.2%로 높아진다. 이로써 적자 기업의 부담은 늘어나지만 실적이 좋은 기업은 감세 효과를 보게 된다. 실적이 좋은 기업에 인센티브를 줘서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경제선순환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다.

다만 자본금 1억엔 이하의 중소 기업은 계속 외형표준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중견 기업에 대해서도 기준을 마련해 증세 부담을 덜어주는 조치를 검토할 전망이다.


아울러 관계 부처는 생산성이 높은 설비에 투자한 기업의 설비투자 감세도 축소하는 등 정책적 감세를 통해 나머지 2000억엔의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일본 총리실은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에 현재 32.11%인 법인세율을 내년 20%대로 낮추도록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6일 관민대화에서 "빠른 시일내에 (법인세를) 20%로 낮추도록 절차를 마련하겠다"며 "산업계 역시 법인세 인하를 위한 재원 확보에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초 재무성 등은 내년 31% 미만, 내후년 30% 미만으로 법인세를 점진적인 인하해 2017회계연도에 20%대 법인세를 실현할 계획이었다. 제2차 아베 내각이 출범한 직후인 2013년회계연도 법인세 실효세율은 37%였다. 이후 기업 활성화를 위해 2015년회계연도까지 이미 법인세를 5%포인트 낮췄다. 2016년회계연도에 20%대가 되면 3년 동안 합계 7%포인트 이상 인하하는 것이다.

법인세 조기 인하 배경에는 아베 정부의 경제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일본 GDP(국내총생산) 600조엔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협력이 필수적인 까닭이다.

기업들은 법인세를 조기 인하한다면 그만큼 투자 확대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같은날 관민대화에서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은 "2018년 기준으로 설비투자를 10조엔 늘릴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내년 20%대 법인 실효세율을 요구했다. 사실상 투자 확대의 전제조건으로 조기 법인세 인하를 요청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