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악화…中 경쟁심화, 파리 테러 영향

경기도 평택항 동부두 수출 야적장 전경. /사진제공=뉴스1

지난 10월 3개월 만에 반등했던 기업 체감경기지수가 다시 떨어졌다. 액정표시장치(LCD), 철강 등 주요 수출품목이 중국과 경쟁심화로 가격이 떨어진 데다 파리 테러 영향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부정적 응답이 늘어서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업황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68로 전월대비 3포인트, 12월 업황전망BSI는 69로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BSI는 기업들의 재고, 생산설비, 투자, 고용, 신규매출 등 평가지표를 바탕으로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에 대한 기대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인 응답이 부정적인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며 100이하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주택착공면적 확대, 정제마진 증가로 비금속광물(81→97), 석유정제·코크스(69→85) 업종은 BSI가 대폭 상승했다. 자동차(85)도 개별소비세 인하효과가 이어져 BSI가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그러나 1차금속(59→45), 전자·영상·통신장비(76→64) 업종 등은 BSI가 크게 떨어졌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중국업체 저가 철강재 과잉공급 영향으로 1차금속 업황이 악화됐고, 반도체 및 LCD 단가하락으로 정보통신 분야 업종도 예전보다 경기가 안좋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11월 대기업BSI는 72, 중소기업BSI는 63으로 전월대비 각각 2포인트, 3포인트 하락했다. 수출기업BSI는 69로 전월대비 6포인트 하락했고 내수기업BSI는 67로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매출BSI는 78로 전월대비 3포인트 하락했고 채산성BSI(87)와 자금사정BSI(84)도 전월대비 각각 2포인트, 1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23.8%), 불확실한 경제상황(19.9%), 경쟁심화(13.3%), 수출부진(9.1%), 환율(7.2%), 자금부족(5.8%) 등을 경영애로사항으로 손꼽았다. 전월과 비교해 불확실성 경제상황, 경쟁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응답한 기업비율이 늘었다.

/자료=한국은행

11월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업황BSI는 70으로 전월대비 4포인트 하락했고 12월 업황전망BSI는 71로 전월대비 2포인트 떨어졌다.

10월 블랙프라이데이 등 내수진작책 효과가 다소 줄어들면서 도소매업(75→68), 운수업(80→75), 예술·스포츠·여가(79→74) 등 내수관련 업종 회복세가 다소 꺾인 것이 특징이다. 부동산·임대업(87→82)도 BSI가 하락했다. 반면 숙박업(65→67), 출판·영상·정보(64→66) 업종은 소폭 개선됐다.

비제조업 매출BSI는 80, 채산성BSI는 85, 자금사정BSI는 84로 전월대비 각각 1포인트, 3포인트, 4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22.1%), 경쟁심화(16.3%), 불확실한 경제상황(15.3%), 자금부족(7.8%), 인력난·인건비 상승(6.8%) 등을 경영애로사항으로 손꼽았다. 전월대비 내수부진 우려는 다소 줄었으나 불확실한 경제상황과 자금부족을 호소한 기업비중은 증가했다.

한편 11월 BSI와 소비자심리지수(CSI)를 가중평균으로 산출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3로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ESI 원계열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95로 전월과 동일했다.

향후 기업경기지수 흐름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 팀장은 “11월 제조업, 비제조업 BSI가 동반하락했으나 조사기간이 파리 테러 직후인 16일부터 진행됐기 때문에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업황을 더 안좋게 해석한 측면도 없지 않다"며 "경기흐름이 악화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