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자 70%는 같은학교 친구…'욕설·왕따' 절반 이상

지난 3월 경북 영덕군 강구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실시 중인 범죄예방교실이 열리고 있다. 영덕경찰서 소속 경찰관의 특강과 각종 범죄유형을 어린들의 눈높이 맞춰 진행되고 있으며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예방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20일 범죄예방교실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경찰관 언니가 소개하는 각종 범죄사례에 대해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영덕초등학교제공)2015.3.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 하반기에 발생한 학교폭력 가해자 10명 중 7명은 피해자와 같은 학교 친구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가해 학생은 주로 교사가 없는 쉬는 시간에 언어폭력과 집단따돌림, 이른바 왕따를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감과 공동으로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39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학교폭력을 당한 적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3만4000명(0.9%)으로, 지난해보다 1만5000명(0.3%포인트) 감소했다. 학교급별로 피해규모를 살펴보면, 초등학교 1만9000명(1.4%)에 이어 중학교 1만명(0.7%), 고등학교 5000명(0.5%) 등의 순이었으며, 감소폭은 중학교가 0.4%포인트로 가장 컸다.

가해자 유형을 따져봤더니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이 71.4%로 비중이 가장 컸다. 2013년 2차 73.3%에서 2014년 2차 72.1%, 2015년 2차 71.4%로 꾸준히 감소세이긴 하나 학교폭력이 여전히 가까운 곳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해 학생들은 대부분 각종 욕과 왕따로 친구들을 괴롭혔다. 실제 피해유형은 언어폭력(35.3%)과 집단따돌림(16.9%)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데 이어 신체폭행(11.8%), 스토킹(11.0%), 사이버 괴롭힘(9.7%), 금품갈취(7.1%) 등으로 집계됐다.

피해 학생들의 절반 이상은 쉬는 시간(43.2%)과 하교 이후(14.2%)에 학교폭력에 시달렸다고 호소했다. 쉬는 시간에 학교폭력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다 보니 피해장소도 교실 안(48.2%)과 복도(10.3%)가 두드러졌다.


친구들을 괴롭혔다고 응답한 학생은 1만6000명(0.4%)으로, 작년에 비해 7000명(0.2%포인트)이 줄었다. 초등학생이 0.8%로 학교폭력이 많았으며, 중학교 0.3%, 고등학교 0.1% 등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폭력 가해응답률이 감소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친구나 학생이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도 0.7%포인트(2014년 14만1000명→2015년 10만5000명) 줄었는데, 중학교의 목격응답률이 1.2%포인트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학교폭력을 본 학생들의 82.7%(2014년 80.5%)는 '주변에 알리거나 도와줬다'고 답했다. '그냥 모른척했다'는 결과는 지난해 18.9%에서 올해 16.8%로 감소했다.

교육부는 초등학생들의 학교폭력 비율이 높은 만큼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서 체감할 수 있는 후속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보호인력 배치와 CCTV 설치 등 학교안전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며 "Wee센터 등을 활용해 학교 부적응 학생들에 대한 상담과 치유기관 연계도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학교알리미 홈페이지(www.schoolinfo.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