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 나선 4대 과기원…"대학창업 불지핀다"

"2025년까지 졸업생 10%를 창업으로 유도하고, 동문기업의 집중적 육성을 통해 국가 GDP(국내총생산)의 3%(55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겠다."(KAIST)
"기술사업화·창업 등을 통해 지역경제 부가가치 1조 원을 창출하겠다."(GIST)
"기술출자 스타기업을 설립, 매출 1000억 원 달성이 기대된다."(DGIST)
"지역대표 강소기업 10개를 육성, 1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UN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개 과학기술원(이하 과기원)이 '창업 인재 육성'을 위한 체질개선에 전면으로 나서면서 오는 2020~2025년까지 이 같은 목표를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4개 과기원은 1일 서울 장충동 그랜드 엠버서더호텔에서 '국가경제발전을 선도하는 지식과 신산업 창출의 전진기지'를 새로운 비전으로 선포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기업혁신·창업·교육·연구' 등 4개 분야 세부 혁신전략을 각각 발표했다.

이번 혁신전략은 최근 과기원의 기업가 정신 부족, 산·학 연결고리의 약화 등으로 우수한 연구성과가 창업·사업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데다 이공계 졸업생의 전공지식 약화, 현장의 문제해결 능력 부족 등이 공학교육 전반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는 배경에서 나왔다.

미래창조과학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br>1일 오전 서울 중구 그랜드앰배서더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과학기술원 혁신비전 선포식 을 개최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비전선포 세레모니를 마치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왼쪽부터) 문승현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강성모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성재경 광주과학기술원(GIST) 학생,오승규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안성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학생,송우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 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정무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사진=미래부

과기원별 혁신전략을 살펴보면 먼저 KAIST는 미래 창업가 양성을 위해 '케이스쿨(K-School)'을 내년 도입한다. 이는 통합적 사고 접근법을 통해 사업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비즈니스 모델의 문제를 해결하는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10주간 운영 프로그램인 '디스쿨(d-school)'을 벤치마크한 것이다.

케이스쿨은 창업인재 양성에 필요한 맞춤형 학·석사 통합 과정(5년)으로 운영된다. 디스쿨과 달리 케이스쿨 졸업생에게는 기술분야 학사와 창업석사가 동시에 수여된다. 내년에 재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한 뒤 2017년부터 신입생 1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아이디어에서 창업까지 하나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창업플랫폼인 '스마트업 빌리지'도 구축한다. 이곳에선 교원·학생·외부창업가를 대상으로 '기업가정신·연구·기술이전·창업' 전 단계를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이와 함께 실용연구 및 산업계 현장 중심의 교원의 진입 및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논문실적 없이도 임용 및 승진이 가능한 '개인 맞춤형 평가' 기준을 마련, 내년부터 적용한다. 또 산업체 출신 전문 교원을 2018년까지 30명 가량 채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염병과 식량, 물, 재난 등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준비하는 '기초과학 한우물파기 연구'분야를 20개 선정, 초기연구정착금을 지원한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KAIST는 졸업생중 창업 인재 배출 비율을 현 1.6%에서 2025년까지 1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GIST는 한전, 현대기아차와 공동으로 '융합기술원'을 설립, 지역 핵심산업인 에너지·자동차·문화기술 분야의 고급 인재 양성을 위한 융합전공과정을 신규 개설한다.

융합기술원은 교원의 겸무 수행을 현 10%에서 40%로 확대하고, 학제 간 융합 연구 및 팀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산업분야 실용화 기술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DGIST는 하이테크 기반 기술출자(연구소)기업 20개를 설립, 지역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한다. DGIST는 특허나 기술을 출자하고, 전문경영인이 자본과 경영을 전담하는 기술출자(연구소)기업 설립을 늘려 사업화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 학과 중심의 교육과정을 진로목표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전환하는 ‘무학과 단일학부제’를 도입, 진로중심의 4개 코스를 운영한다.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은 시제품 및 모의창업만으로 졸업을 인정받을 수 있다.

UNIST는 울산과 부산, 경남권의 지역산업 수요에 적합한 10대 연구브랜드 개발에 나선다. 이는 △이차전지 △해수전지 △기후변화대응CO2자원화 △그래핀 △탄소섬유기반복합소재 △첨단스마트센서 △바이오3D프린터 △게놈 △메카트로닉스 △첨단스마트센서 등이 포함됐다.

UNIST는 지역산학협력을 총괄하는 '기업혁신센터'와 지역의 미래산업 발굴에 대한 비전 등을 제시해 신산어 창출의 기반을 마련하는 '미래산업기술연구소(가칭)' 등을 구축, 연구브랜드 별로 지역을 대표하는 강소기업 10개를 육성한다.

그밖에 2020년까지 현 21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기업회원제(UNIST 패밀리)'를 121개로 늘리고, 산·학협력 중심의 교원을 100명 이상 채용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