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삼성重 사장 유임… "정상화 힘 실어준 인사"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사진제공=삼성중공업

삼성그룹이 1일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9,360원 ▼180 -1.89%) 사장 유임을 결정했다. 박 사장이 추진 중인 정상화 작업에 힘을 실어준 인사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지난 2013년 초 취임한 이후 3년간 삼성중공업을 이끌어왔다. 취임 당시만 해도 해양플랜트 수주 경쟁이 치열할 때여서 박 사장 역시 이 분야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

박 사장은 그해 신년사에서 "조선산업의 무게 중심이 선박에서 해양플랜트로 넘어가고 있다"며 "설계 기능별로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고 주요 기자재 관련 정보도 적기에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결과적으로 해양플랜트가 조선업계 부실의 단초가 되긴 했지만 삼성중공업은 조선 3사 가운데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427억원 영업이익을 남기고 올 3분기까지 영업손실을 1조5318억원으로 막아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와 올 3분기 각각 3조2494억원, 1조2610억원 영업손실을 내고 대우조선해양은 올해에만 4조5318억원 손실을 드러냈다.

영업에 의한 현금유입을 말해주는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3사 중 유일하게 삼성중공업만 3분기까지 5017억원으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조선업계는 박 사장 유임을 경쟁사 대비 선방했다는 노고 치하와 함께 구조조정 등 경영정상화 임무를 함께 부여한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현직 사장 지휘 아래 직원들의 동요 없이 안정적인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라는 의미의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임원 30%를 감축한 데 이어 화성사업장 등 자산매각을 진행 중이다.

박 사장이 일반 직원들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밝혀온만큼 고용 안정성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중공업과 달리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1000명, 300명 인력을 인위적으로 감원했다.

다만 2016년 박대영 체제 4년차를 맞아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 강도를 높이고 목표지향 경영으로 근무 압박 강도를 높일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사장단 급여를 반납하고 대우조선 노사가 정상화에 협력하기로 하면서 사장단 인사 이후 삼성중공업 행보에 시선이 모아진다"며 "인사를 앞두고 미뤄왔던 의외의 고강도 구조조정이 단행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