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사장단 승진 인사에 '건설'은 없었다"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사진=홍봉진 기자

1일 발표된 삼성그룹의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 명단엔 '건설'은 없었다. 부진한 실적과 잇단 사건 사고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치훈 삼성물산 (138,200원 ▼2,100 -1.50%) 건설부문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소위 '엘리엇 사태' 속에서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에 대한 보상이 있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최 사장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찬반을 두고 주주들 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릴 당시 국내는 물론 해외에 있는 주주들을 직접 만나 마음을 돌리게 하는 등 동분서주했다.

다만 부진한 실적과 상반기의 잇단 사고들이 걸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외공사 차질로 올 3분기만 약 3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3월에는 베트남 항만부두 공사장에서의 붕괴사고로 4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고는 베트남 현지서도 두 번째로 사상자가 많은 대형사고로 기록됐다.

삼성엔지니어링 (24,750원 ▼950 -3.70%) 역시 올 3분기 1조5000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자본잠식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내년 3월까지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사옥 매각을 추진한다.

양사는 조직 슬림화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비상 상황으로 사장 승진 인사가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말 대비 9월 말 기준으로 약 500명의 직원이 줄었다. 삼성물산도 같은 기간 약 490명의 직원이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이달 중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 이후로 잠시 미뤄진 인원 감축 작업이 이달 중순쯤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일각에선 삼성물산 서초 사옥 매각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