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엔에스브이 "31년 토종 밸브기업 지켜낼 것"

코스닥상장사 엔에스브이 (135원 ▼100 -42.5%)의 임병진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들이 본격적인 회사 지키기에 나섰다. 임 대표는 최대주주 이오에스이엔지(이하 EOS)의 실소유주인 이기훈씨와 김경준 엔에스브이 부사장을 무자본 인수합병(M&A)을 일삼는 기업사냥꾼으로 규정했다.


임병진 엔에스브이 대표는 1일 "31년 역사의 토종 밸브기업을 무자본 기업 사냥꾼에게 내줄 수 없다"며 "김경준 부사장 등과 결탁한 최대주주(EOS) 측이 경영권을 확보하면 엔에스브이는 주가조작 도구로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최근 김경준 부사장의 보직을 해임하고 3개의 법인카드 사용을 정지시켰다. 최대주주 측이 진행한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률대응에도 나서면서 사문서 위조와 위조 사문서 행사의 행위로 김경준 부사장을 고발키로 했다.

엔에스브이 (135원 ▼100 -42.5%) 지분 26.83%를 보유한 EOS와 휴먼플래닝21, 디와이, 김성현씨 등은 지난 달 27일 부산지방법원에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최대주주 측의 김경준 부사장을 대표이사 직무 대행자로 선임해 경영권을 확보한 후 회사를 북경면세점사업단에 조속하게 매각하기 위해서다. 오는 18일로 연기한 임시 주주총회도 당초 계획한 9일로 진행할 복안이었다.

그러나 최대주주측은 지난 달 30일 돌연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며 임병진 대표에게 협상을 제안했다. 양측은 장시간 논의했지만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진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기계공학 박사를 취득하고 미국 MIT에서 박사후 연수 과정(Post doc.)을 밟은 전문경영인이다. 엔에스브이의 최대주주인 EOS의 대표이사를 잠시 맡기도 했다. 하지만 EOS가 경영권 인수후 다시 북경면세점사업단에 지분을 매각하려 하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작년 매출 0원의 EOS는 지난 10월 27일 엔에스브이 지분 16.71%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인수자금은 대부분 외부 재무적투자자(FI)들과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조달했다. 거의 무자본으로 M&A를 진행한 셈이다.

EOS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주 만에 다시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북경면세점사업단에 150만 주의 엔에스브이 주식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도금액은 주당 5500원으로 인수단가인 3782원보다 비쌌다. 보름만에 26억 원이 차익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김경준 대표 측은 이 차익을 "엔에스브이가 중국 면세점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EOS는 계약금 8억 2500만 원을 받고 주식 15만 주를 북경면세점사업단에 넘겨준 상태다. 매각잔금 74억 원은 오는 18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넘겨줘야 받을 수 있다. 북경면세점사업단은 자본금 100만 원으로 지난 10월28일에 설립됐다. 11월 초 코스닥상장사 에이티세미콘을 174억 원에 인수하려다 무산되자 주주총회 개최가 예정된 엔에스브이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병진 엔에스브이 대표는 북경면세점사업단이 알지비글로벌(이하 RGB글로벌)과 추진하는 중국 면세점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계획이다. 최악의 경우, 신규사업 철회에 나설 수 도 있다. 밸브사업의 안정성 확보가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기계공학 전문가인 임 대표는 지난 10월 28일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글로벌 밸브기업과 제휴해 엔에스브이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달성한다는 목표로 경영전략을 추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베네수엘라 등 글로벌 기업들과 밸브관련 수주와 협력을 위해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최대주주인 EOS와 휴먼플래닝21, 디와이 등은 밸브사업과 무관한 기업들이다. EOS는 상품 종합 도매업체이며 휴먼플래닝21은 마장동에 본점을 두고 있는 수입축산물 기업이다. 디와이는 이일준 대양산업개발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부동산 매매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