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위안화 직거래시장 1년… "기대 반 걱정 반"

1일 오전 플라자호텔에서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장 1주년 기념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다.이날 열린 컨퍼런스에서는 세계 4대 결제통화로 부상한 위안화 직거래 시장 현황에 대한 진단과 발전 방향 등이 논의됐다. 2015.12.1/뉴스1

1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출범 1주년 기념 컨퍼런스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매매기준율 변경, 중개수수료 인하 등의 시장활성화 조치로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기존 원/달러-달러/위안 재정환율에서 원/위안 직거래시장 시장평균환율로 변경키로 했다. 또한 이날부터 외국환중개사들의 중개수수료도 100만달러당 1만2000원에서 6000원으로 대폭 인하된다.

신중범 기재부 외화자금과장은 “원/위안 직거래 시장은 1년간 일평균 거래액이 22억달러가 넘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며 “이는 달러화 이외 다른 통화가 일평균 거래량이 2억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과가 매우 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중 FTA 비준으로 양국 교역량이 더 늘어난다면 원/위안 직거래 실수요도 확대되면서 더 성숙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준서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은 "향후 위안화 국제화에 따른 결제관행의 변화 가능성, 원/위안 직거래 참여업체 확산으로 위안화 무역거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금융기관의 중국시장 진출, 신규 투자상품 개발로 위안화 자본거래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웅렬 중국 교통은행 부장은 “위안화 자본거래는 수출입 등 실물거래의 5~10배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이 위한화 금융허브로 자리잡게 되면 다른 국가와 차별화 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서 한 직원이 위안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보다 발전하기 위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자본시장 개방도를 더 높이고 환가료(외국환은행이 외환거래 자금부담을 보상받기 위해 징수하는 수수료) 등 조달비용을 더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민영 IBK기업은행 자금운용부장은 “위안화의 환가료율은 6%대로 2%대인 달러화보다 4%포인트 가량 비싸다”며 “중국 역내 위안화(CNY), 역외 위안화(CNH) 표시채권 금리격차도 다소 왜곡된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은이 외평채 등을 저리로 대출해 환가율을 낮춰주면 국내은행들의 중국 진출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 연구위원은 “위안화 금융시장은 선진국 금융사 진출시기가 짧고 직거래 체제를 통해 특혜적 접근이 가능한 특수 시장”이라며 “각국별 정해진 외국인투자적격제도(RQP)를 활용해 중국 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이 다양한 영업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런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국내 금융사들이 실제로 홍콩에 있는 글로벌 금융사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결국 중국 금융시장을 이해하고 금융상품 R&D(연구개발)를 통해 좋은 투자상품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호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원/위안 직거래 시장이 초기 정착에 성공했으나 위안화 금융중심지로 발전될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선 앞으로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며 △위안화 무역결제 확대 △헤지수단 보완 △콜, 외환스왑 등 단기 시장활성화 방안 △환위험 관리 차원의 파생상품 개발 등을 제안했다.

김 부총재보는 특히 “향후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중국 인민은행과 통화스왑을 통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