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비전 '한가족 되길' 기도 담은 서류만 7만장

1일 미래창조과학부 복도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 취득과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 신청을 위한 서류를 담은 서랍장 6대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진달래 기자

서랍장 6대가 복도를 줄줄이 지나간다. 성인 남성의 가슴 높이까지 오는 큰 서랍장에 담긴 서류만 약 7만 장이다. 화물용 엘레베이터 한 대로 건물 3층까지 모두 올라오는 시간만 약 10분.

덜그럭거리는 서랍장을 운반하는 직원들로 복도가 가득 차자 지나가던 직원들은 무슨 일인지 보다 이내 '아, 인수합병'이라고 혼잣말을 하고서는 지나갔다. 국내 첫 통신사업자의 방송사업 인수합병(M&A) 신청이 접수되는 현장은 차분했다.


1일 미래창조과학부는 SK텔레콤 (51,000원 ▼100 -0.20%)의 CJ헬로비전 (3,375원 ▲20 +0.60%) 주식 인수와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 관련 신청을 접수했다. 이날 제출한 서류 인쇄 비용만 1억 원이 든 것으로 전해졌다. 어마어마한 서류 양에 사업자의 의지를 담아낸 것처럼 보였다. 늘어선 서랍장은 회의실 중앙부를 채웠다.

모두 회의실에 도착하고서는 20분도 되지 않아 접수 절차가 마무리됐다. 3사 관계자가 모두 참석해 각각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서류의 원본 여부 등 기본적인 점검을 한 후 접수를 완료했다. SK텔레콤 등이 이번 M&A 추진 계획을 공식화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1일 미래창조과학부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 인수와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관련 신청을 이렇게 접수됐다. /사진=진달래 기자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주식 취득과 관련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사업자의 최대주주 변경에 대한 공익성 심사와 인가, '방송법'에 따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을 신청했다.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과 관련해 기간통신사업자의 합병에 대한 인가, SO의 합병에 대한 변경허가 및 상품소개와 판매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합병에 대한 변경승인,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에 따른 인터넷멀티미디어(IPTV)방송사업자의 합병에 대한 변경허가 등이 신청됐다.

이날 서류 제출자로 참석한 이상헌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기도하는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SK브로드밴드의 이상헌 CR전략실장과 탁용석 CJ헬로비전 상무 등이 참석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실장은 "심사 과정에서 미래부가 요구하는 보충자료, 의견서 등을 제출하고 공청회 등에도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향후 일정을 밝혔다.

SK텔레콤 등 관계자들은 서류 검토가 마무리되자, SO 합병 변경 허가와 관련된 서류를 접수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로 건너갔다. 합병 변경 허가는 방통위의 사전동의가 필요하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기업결합 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미래부는 이번에 신청된 M&A에 대해 각 소관 법령에 따른 절차와 기준 등에 따라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