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판계 '불안' 화두…인문·심리학이 휩쓸어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메르스와 남북간 긴장 고조 등의 영향으로 올해 출판계는 ‘불안’을 화두로 인문학 열풍을 몰고 왔다. 그 중에서도 불안과 관련한 심리학이 서점가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문고가 지난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도서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를 분석한 결과 인문 분야가 전년 대비 판매액에서 13.5%나 신장하며 올해 처음 소설 분야를 눌렀다.

인문 분야 중 심리학은 점유율이 24.6% 증가했고, 신장률도 48.5%로 크게 상승했다. 유명인의 공황장애나 불안장애 투병 소식이 잇달아 퍼지면서 불안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책들이 인기를 얻은 셈.

이를 증명하듯,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는 올해 베스트셀러 종합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아들러의 심리학에 바탕을 둔 이 책은 복잡한 인간관계의 불안적 요소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던진다.

인문학 열풍의 진원지인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2위에 올랐고 후속편인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현실너머편’도 5위를 기록했다.

불안의 상황이 개인으로 이입되면서 혼자 스트레스를 푸는 컬러링북의 인기도 높았다. 조해너 배스포드의 컬러링북 ‘비밀의 정원’은 종합 3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예술 분야에선 컬러링북 분야가 따로 생길 정도.

‘쿡방’의 인기는 베스트셀러 순위도 뒤바꿨다. 지난해 출간한 요리책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2’는 뒤늦게 도약해 베스트셀러 9위에 올랐다.

반면 소설은 추락했다. 지난해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영화 개봉 등의 후광효과로 얻은 반사이익은 올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소설의 수도 27종에서 20종으로 대폭 감소했고, 베스트셀러 종합 30위에 이름을 올린 소설책은 8권에 그쳤다.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한국 소설은 30위권 내에 단 6권만 포함됐다.

소설이 물러간 자리에는 에세이나 취업·수험서 분야가 들어섰다. 역시 ‘불안’을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 취업 분야에서도 공무원 등 관련 수험서의 점유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