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중립성·특수수사 강화…김수남호 당면 과제는?

김수남 신임 검찰총장 /사진=뉴스1

김수남 신임 검찰총장(56·사법연수원 16기)이 2일 취임과 함께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했다. 박근혜 정부 집권 후반기에 검찰 수장의 자리에 오른 김 총장은 역대 총장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중립성 확보, 법질서 확립, 수사역량 강화의 과제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TK출신' 김 총장, '경력' 돌아봐도…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가장 큰 숙제
김 총장의 검찰에 무엇보다 강조되는 덕목은 중립성 확보다. 김 총장은 임기중 2016년 4월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치러내야 한다. 통상 선거를 앞두고는 후보들을 둘러싸고 각종 비리 의혹 등이 불거져 나오기 때문에 검찰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TK(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에서 취임 전부터 중립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현재 정치권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TK출신이기에 김 총장이 정치권의 각종 외압에 흔들리기 더 쉽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김 총장의 '경력'도 우려를 보탰다. 김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근무하며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을 정권의 입맛에 맞게 처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2009년 담당한 '미네르바 사건' 역시 무리한 기소로 법원에서 최종 무죄 결론이 나며 '정치검찰'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또 수원지검장 시절 수사를 총괄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도 성공적 수사였다는 평을 듣지만 정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처리가 됐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이와 관련, 김 총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명심하고 어떤 사건이든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죄에 상응하는 적정한 형벌이 부과될 수 있도록 검찰 업무의 모든 영역에서 원칙을 정립하겠다"고 말했다.

◇대규모 시위 코앞으로…'강경대응' 강조한 김 총장
이번 주말로 예고된 대규모 집회가 김 총장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민주노총 등 진보 단체들은 경찰의 불허 방침에도 이번 주말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방침이다.


김 총장은 취임식에서 시위에 엄정히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그는 "최근 폭력 시위 행태는 용인의 한도를 넘어섰다"며 "불법과 폭력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이다. 합법시위는 보장하되 불법·폭력 시위는 단호하게 대처해 건전한 시위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 뿐 아니라 이를 선동하고 비호하는 세력까지 철저히 수사해 불법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도 했다.

김 총장은 이번 시위 후 형사상 처벌 뿐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전망이다. 검찰이 추후 '법질서 확립'을 위해 어떤 활동을 펼칠지 가늠이 되는 대목이다. 다만 검경의 강경대응은 추후 더 큰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김 총장이 져야 할 부담도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수 수사 역량 강화해야"…중수부 부활?
올해 체면을 구긴 '특수 수사'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김 총장의 몫이다. 김 총장은 이를 위해 중수부와 같은 조직의 부활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대검 중수부가 폐지된 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중심으로 기업 관련 의혹 등 대형 사건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이 몰리면서 수사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또 법조계 안팎에서는 계속해서 "수사력이 이전만 못하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 검찰은 8개월간 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했지만 이상득 전 의원과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등을 불구속 상태로 기소하면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또 농협 비리 의혹, KT&G 비리 의혹 등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수사도 윗선까지 미치지 못하는 등 미진했다는 평이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청문회 과정에서 "중수부와 같은 조직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효율적 수사를 하면서 전국적 규모의 사건을 맡을 수 있는 조직과 인력 구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일선 검사들도 대부분 찬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