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더 안좋다는데" 자구책 마련 바쁜 아웃도어

"2∼3년 전부터 아웃도어 시장 포화 경고가 있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막막합니다. 영업·마케팅 차원에서 가능한 조치는 다 시행할 정도로 비상이네요. 내년 경기전망도 좋지 않아 요즘 아침·저녁으로 대책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A아웃도어 업체 임원)


매년 20∼30% 성장하던 아웃도어 시장이 얼어붙어 업계가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신상품 가격할인부터 소재·디자인 차별화, 유통망 다각화까지 불황 타개를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국내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려는 업체들도 있다.

8일 삼성패션연구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7조4000억원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2010년 3조2500억원에서 2012년 5조5170억원, 2013년 6조5500억원으로 고속성장하던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린 건 올해가 처음이다.

백화점 업계의 아웃도어 매출 신장률도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2013년 전년대비 29.5% 증가했던 아웃도어 매출이 지난해 13.2%로 성장세가 꺾였다. 올해는 11월 말 현재 신장률이 9.5%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끝까지 살아남자"…판매가 낮추고, 대리점엔 당근책=업체들은 일제히 할인 카드를 빼들었다. 중소 후발 업체뿐 아니라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 K2, 네파 등 '빅5' 브랜드 마저 신제품 할인 판매에 나섰다.


한 업체 관계자는 "주요 업체들이 이월상품이 아닌 신상품 가격을 낮춰서 내놓은 것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며 "업황이 좋을 때와 똑같이 '노세일' 가격정책을 고수했다간 자칫 판매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 조짐이 일고 있는 가두점(가맹 대리점)을 잡기 위한 각종 지원책도 마련하고 있다. 가두점은 중대형 이상 대형점포가 많아 다른 브랜드나 업종으로 전환할 경우 매출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B브랜드는 가맹점주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마진율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C업체는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지급하는 한편 상품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당근책을 내놨다.

◇소재·디자인 혁신은 기본…해외시장 공략도 박차=소재와 디자인 혁신 노력은 기본이다. 값비싼 다운재킷에 집중하기보다 디자인을 앞세운 도심형 아웃도어부터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웨어까지 소비자 눈길을 끄는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등산 중심이던 제품 라인을 자전거, 스키, 낚시 등으로 확장하고 기능성 소재 비율을 낮춘 중저가 제품도 선보였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공식 후원하는 노스페이스, SK와이번스 프로야구단을 후원하는 블랙야크, 사이클팀 유니폼 지원에 나선 밀레 등 스포츠 마케팅 활성화도 같은 맥락이다.

성장을 멈춘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중국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2007년 진출한 중국 사업이 탄력을 받아 올 상반기 매출이 130% 성장했다"며 "현재 200여개인 매장 수를 내년에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야크는 중국과 유럽 공략에 주력한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국내 사업이 힘들어 해외로 나간다기보다 글로벌 브랜드로 초석을 다지자는 중장기 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해외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로 성장하면 어려운 시장에서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생존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