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이동전화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대한 불만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이동전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시행된 지 7개월이 지났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도입하게 된 배경으로 통신 소비 패턴이 음성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했으며, 음성통화의 보편적 서비스화로 음성 요금의 부담을 없애고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요금이 부담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따라 현행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무제한 음성통화를 기본으로 데이터에 따라 적으면 300MB로부터 많게는 35GB 무제한 데이터까지 단계별로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그래서 기존의 음성통화가 많았던 영업사원, 대리기사, 콜센터개인상담원, 주부 및 장년층 약 300만명이 3만원대 초반의 요금으로 음성통화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2015년 7월 기준 이동전화서비스 가입자수는 약 5800만명으로 음성통화 무제한 혜택이 필요한 사람은 5%에 불과하다. 게다가 음성 무제한 요금제에서 16XX, 15XX, 060과 택배기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050(안심번호)은 제외됐다.

사실 최근 몇년간 데이터 이용이 늘면서 음성통화 사용량은 한계에 다다라 2010년 총 1077억분을 기록한 이후 크게 늘지 않거나 줄고 있었다. 그런데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실시된 올해 7월에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시행되기 직전인 4월과 비교해 일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23%인 0.9GB가 증가했고, 음성통화 사용량은 18%인 75분이 늘어났다. 이것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이동하면서 늘어나는 데이터 이용 뿐 아니라 음성통화 사용도 덩달아 증가한 것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보다 효율적인 방법은 모든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음성통화 무제한을 결합하는 대신 영업이나 생계를 위해 많은 음성통화가 필요한 이용자들을 선별하여 음성통화량을 늘려주거나 가격을 인하해주는 것이다.


데이터를 넉넉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KT의 경우 3만3000원인 299요금제(300MB)로는 부족하고, 4만9000원 정도인 449요금제(3GB) 이상은 돼야 한다. 현행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서는 음성통화보다 데이터 사용이 많은 이용자는 단지 데이터 이용만 늘리기 위해서도 윗 단계 요금제를 선택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이처럼 현행의 요금제는 음성무제한과 데이터가 결합하여 다른 사람의 음성통화 가격을 데이터 가격에 전가한 요금 체계로, 음성통화 사용량이 적은 이용자는 많은 이용자들의 요금을 보조하는 셈이다. 효율적 배분을 위해서는 음성이나 데이터 모두 이용한 만큼 요금을 내는 것이 수익자부담 원칙에 부합하며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

향후 사물인터넷(IoT)과 고품질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등의 활성화로 데이터 이용은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며, 통신사의 경제적 트래픽 관리를 가능하게 하면서 이용자의 효용을 높히는 방법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음성통화를 줄이고 데이터 이용량을 늘리는 단계별 데이터 요금제나 음성통화와 데이터간 교환이 가능하게 하여 음성을 적게 쓰는 경우 이월해서 데이터 사용량을 늘려주는 통합요금제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진정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