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융합클러스터, 미래 먹거리를 디자인하다

지난달 발표된 수출입 동향을 보면 우리나라 올해 10월 수출액은 434억 7000만달러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5.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20.9% 하락) 이후 가장 크게 떨어진 수치다.

부산 센텀 SW융합클러스터 조감도/사진제공=부산정보산업진흥원

수출 하락세는 저유가의 지속과 세계교역의 전체적 둔화에 그 원인이 있다. 특히 10월 수출액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월간 수출액이 사상 최고인 516억달러를 기록해 기저효과로 감소율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시선이 없지는 않다. 수시로 변하는 외부환경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기존 수출 포트폴리오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자원을 찾고, 이를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출경쟁력 강화 위해 SW융합 및 신 비즈니스 모델 발굴 필요
수출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의 힘에 기댈 수밖에 없다.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하는 정보화 사회를 넘어 그 정보를 어떻게 가치 있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인 스마트산업 사회의 시대, 그 도입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ICT 기기 안에 머물던 소프트웨어(SW)가 실제 업무와 일상의 영역까지 적용되는 사례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9월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자율주행자동차, 커넥티드카 등 SW와 결합한 신개념의 이동수단이 어디까지 진화했는지 여부가 화젯거리였다. 자동차뿐만이 아니다. 독일의 지멘스는 SW 기업인 UGS 인수를 시작으로 SW 활용 폭을 늘려 지금은 세계 최고 수율을 자랑하는 스마트공장을 가동 중이며, 세계적인 환경제어 및 유리온실 기업인 네덜란드의 프리바는 온실 환경제어 시스템을 개발, 현재 72개국 이상에 수출하고 있다. 이렇듯 세계 각 기업은 제조, 건설, 의료, 금융, 교육 분야는 물론 1차 산업인 농업과 어업까지 SW와 융합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클러스터, 우수 SW 개발 및 지역산업과의 융합에 최적화된 시스템
우수 SW는 스마트 기기가 우수하다고 해서, 하드웨어(HW)가 갖춰졌다고 해서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우선돼야 하는 것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SW에 흥미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환경의 조성, 즉 인재양성이다. 스티브 잡스와 마크 주커버그 등 유수의 SW 기업 창업자들도 어릴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접했고 이를 기반으로 세상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다.

또한 스타트업·벤처기업의 과감한 도전과 실패가 존중받을 수 있는 튼실한 창업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창업과 폐업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완화하는 한편, 우수 기업을 선정하고 이들이 지역에서 모범이 되고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산·학·연 네트워크도 요구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건실한 ‘클러스터’(Cluster)를 꼽을 수 있다. 클러스터는 유사한 업종의 기업, 기관, 연구소, 대학 등이 모인 도시나 지역을 뜻한다. 공간성을 기반으로 원활한 정보 교류, 신기술 개발, 지역산업 고도화 같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 영국 런던은 세계적인 금융 허브로서의 강점에 정부의 지원정책이 더해진 ICT 클러스터 ‘테크시티’(Tech City)를 중심으로 금융과 SW의 융합인 핀테크 분야에서 큰 성장을 이뤄낸 바 있다.

◇6개 지역에 SW융합클러스터, 지역산업 고부가가치화 노린다
테크시티 사례로 보듯 타산업과 SW의 융합은 기존 산업의 강점과 경험을 살려 판을 키우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데 핵심적인 기반이 된다. 우리나라도 SW융합 생태계 조성을 위한 클러스터 구축에 발 벗고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을 중심으로 SW 수요가 밀집된 집적지에 SW융합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는 것.

정부는 SW융합에 적합하며 신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이 높은 기존 분야를 선별하고 해당 산업에 강점을 지닌 지역을 분석, 1차로 6개 지역을 선정했다. 성장 잠재력이 큰 바이오와 디지털콘텐츠, 로봇은 물론 자동차와 조선해양, 농생명 등 SW융합 R&D과제 수행을 통해 지역 특화산업의 경쟁력 및 일자리 창출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다.

서석진 미래부 국장은 “현재 6개인 SW융합클러스터는 내년엔 8개로 늘어난다. 클러스터 성공 구축을 위해 외국 우수사례 벤치마킹은 물론 이를 국내에 뿌리내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금은 씨를 뿌리듯 차근차근 지역 생태계를 구축해가는 과정이므로 바로 성과물이 나올 단계는 아니지만, SW 중심 사회의 성장모델이 SW융합클러스터 메커니즘 안에서 창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