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력 우위 금융기관에 밸류 프리미엄 부여될 것

주식투자자들이 금융기관의 밸류에이션을 평가할 때 시가총액을 자본총계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 지표를 많이 본다. 성장률을 차감한 자기자본비용(Cost of Equity) 대비 자기자본수익률(Return on Equity)이 높은 금융기관에 높은 PBR을 적용해야한다는 논리가 적용된다. 하지만 향후 중장기로 자본확대를 요구 하는 글로벌 감독기구들의 규제 움직임을 감안할 때 금융기관의 밸류에이션에는 자기자본비율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이 동일한 두개의 기업이 있다면 레버리지가 많이 된 기업, 즉 자산을 자기자본비율로 나눈 값이 높은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진다. 레버리지가 많이 된 기업이 ROE가 높다는 이유로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업황이 좋을 경우 레버리지가 많이 된 기업은 수익성이 좋아져 유리하다. 하지만 업황이 좋지 않은 국면에 진입한 기업과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환경에 처한 금융기관 등에게 높은 레버리지 수준은 리스크를 의미한다.


향후 3~4년간 감독당국이 금융기관에게 요구하는 자기자본수준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바젤은행감독위원회, 국제통화기금(IMF) 등과 같은 글로벌 감독기구에서는 대형금융회사의 파산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악역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독강화 필요성을 제안했고 국내 감독기관도 여러가지 자본의 적립을 주문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스템에서의 중요도가 높은 은행이나 은행계금융지주사에게는 2019년까지 1%의 보통주자기자본을 추가 적립해야하고 경기변동에 대응할 수 있도록 경기대응 완충자본도 최대 2.5%까지 부과할 예정이다. 하지만 보수적으로 가정했을 때 필요한 보통주 자기자본비율을 만족하는 은행이나 은행계금융지주사는 많지 않은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자기자본비율 차이에 따라 금융회사별로 자산성장 및 배당에 있어 능력이 차이가 극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회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국제회계기준 (IFRS4) 2단계가 2020년이후 시행될 예정인데 그전 기간에 회계기준서, 회계규정, 감독규정 등이 개정되는 과정이 남아있다. 보험사가 보유한 부채를 기존에 원가법에서 시가에 근거해 평가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인데 이러한 평가를 거칠 경우 대체로 회계상 자기자본이 잠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이미 상당부분 준비 및 시행이 되고 있어 우리나라도 그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불가피해보인다. 이 경우 보험사의 경제적 가치가 좀 더 합리적으로 평가되고 경영진은 경제적 가치를 향상시키는 경영전략을 구사하게 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겠으나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자기자본비율 및 지급여력 비율 등이 악화되면서 외형성장이 제약될 수도 있다.

상기 언급된 글로벌 규제정책의 흐름으로 향후 몇 년간에 걸쳐 주식시장에서는 자기자본이 강한 금융기관들에 대해 더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이 강한 은행 보험사 등은 거시환경이 불확실해질 때 리스크에 대한 내구력이 높다. 또한 성장에 대한 제약이 낮으며 상대적으로 우수한 배당성향을 유지할수 있다. 자기자본이 우수한 금융기관과 그렇지 못한 회사간에 PBR 격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