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SW인재 양성의 산실, ‘SW융합클러스터’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 윤종록)은 SW(소프트웨어)융합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국 6개 지역에 SW융합클러스터를 구축했다. 이들 클러스터가 SW융합산업의 글로벌 허브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컴퓨팅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에 익숙한 SW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고 이들의 클러스터 내 창업까지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스탠포드는 실리콘밸리에 우수한 인재를 공급하고 스타트업의 인큐베이팅 허브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실리콘밸리 생태계와 미국 경제의 활성화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 대학은 총장부터 창업컨설팅과 투자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것이 캠퍼스 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스타트업 회사의 빠른 성장을 돕는 역할) 프로그램인 ‘스타트엑스’(StartX)다. 스탠포드대학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재학생 및 졸업생의 창업 초기 투자금 지원은 물론 사무실 제공 등 창업 인프라와 컨설팅을 제공한다.

스타트엑스가 창업의 전초기지라면 스탠포드대의 디자인 스쿨 ‘디-스쿨’(Institute of Design at Stanford, D-School)은 융합형 인재 육성의 산실이다. 디-스쿨은 이론이 아닌 철저한 프로젝트 형식의 수업으로,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외부 파트너들과 함께 스토리텔링, 소비자에 대한 공감, 프로세스의 마인드화, 협업 등을 주제로 수업을 진행한다.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클래스가 그중 하나.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경영혁신을 의뢰받는 것으로도 유명한 디-스쿨의 디자인 씽킹 클래스에서는 △공감 △정의 △아이디어화 △프로토타입 △테스트의 단계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말 그대로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대표적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SW융합클러스터 역시 이 같은 사례를 우리 실정에 맞게 구현하고자 노력 중이다. 5년간 500억원의 창조성장펀드 조성을 목표로 했던 인천SW융합클러스터(이하 인천클러스터)의 경우 첫해에 이미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내년에는 이 기세로 2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며 향후에도 매년 100억원에 달하는 펀드를 안정적으로 유치해 청년 창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펀드 조성에만 그치지 않는다. 인천클러스터는 투자 희망 기업들을 대상으로 현장조사와 기업설명회를 거친 뒤 이들이 보유한 기술과 제품, 계약실적을 회계사, 창업투자회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의 면밀한 실사를 받도록 한다. 실제로 심사를 통해 선정된 9개 청년 스타트업 기업에 57억여원을 투자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인천클러스터가 투자한 9개 기업에 타 투자사가 78억여원을 동반 투자, 총 160억여원에 달하는 투자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인천클러스터가 선정한 SW스타트업 기업들의 잠재적 가치가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인천클러스터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직접참여를 통해 스타트업이 실제로 원하는 인프라 구축 및 장기적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하 경기진흥원)은 경기도 내 53개 창업보육센터와 연계, 우수 SW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해 판교 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에게 소개하는 ‘프로가 프로를 만나다’를 운영 중이다. 판교에서 성공한 기업이 자신의 스토리를 기술·디자인 트렌드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스타트업에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으로, 스탠포드 디-스쿨의 한국형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판교 내 공공·민간 교육기관이 협력하는 모습도 눈여겨볼 만하다. 경기진흥원은 판교지역 SW인재들이 원하는 교육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판교 내 교육정보를 모은 통합 홈페이지 ‘판교 서당’을 연내 오픈한다. 아울러 대기업 중 특정 기술을 보유한 기업인 다산네트웍스, 다음카카오, 안랩 등도 경기진흥원과 연계해 주변기업들에게 기술 노하우를 전달하는 특정 기술 교육과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SW융합클러스터 활성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성일 미래창조과학부 과장은 “지역별 SW융합클러스터들이 SW인재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SW융합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들이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SW융합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대학·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