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성장땐 교통비도 부담"…경로우대 못없애는 이유

"왜 지하철 고령자 무임승차가 안 없어지는 줄 아나요? 2%대 성장률을 밑돌면 사람들은 교통비를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고성장 시대에도 노년층에게는 이미 지금같은 불경기가 펼쳐졌던 거죠."

재테크의 고수로 여겨졌던 이에게서 교통비테크같은 조금은 마이너한 이슈가 거론됐다. 여러 TV프로그램을 통해 경제평론가로 친숙한 엄길청 경기대 교수의 입을 통해서다. 그가 40년 지기인 류근성 전 애플투자증권 사장과 함께 쓴 책을 소개하며 던진 말이다.

"반짝 벌지 말고 오래 벌어라". 100세 시대, 부유한 노후를 위한 지침서인 '머니 콘서트'는 말한다. 진정한 '노후대비'는 은퇴할 때 얼마를 손에 쥐고 있느냐 보다는 얼마나 더 오래 '현역'으로 남느냐가 관건이라고. 저금리시대에 가장 큰 투자는 '나 자신'이라는 소리기도 하다. 일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 나의 가치를 높이면 100세 시대에도 삶이 자유로워진다는 것. 교통비를 걱정하는 것도 현역으로 남아있느냐, 소일삼아 오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책에서는 '평생 현역'이 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경제 변화를 읽고 스스로의 경제관념을 되짚어 보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1부에서는 공유협력과 협동, 감성자본 등 저성장 시대에 새롭게 떠오르는 경제가치들을 살핀다. 부자들의 삶과 일의 미학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개인의 '100세 시대' 행복 전략을 다룬다. 저자는 '은퇴설계'가 아닌 '생애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거창하게 들리지만 내용은 단순하다. 당장 은퇴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여생을 대비하지 말고, 조금 더 여력이 있는 청·장년기부터 100세 시대에 맞는 안목을 갖추자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애설계라고 하면 '재산'과 '자산관리'를 떠올릴지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가족'이란 주제를 먼저 염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고 화목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 가족이야말로 생애설계의 우선순위다. 특히 저자는 자녀와의 관계를 재설정하라고 강조한다. 자녀가 스스로 자립적인 경제생활을 하도록 금융교육을 하는 것이 곧 자신이 노후가 되어서도 짐이 되지 않는 길이라는 해석이다.

류근성 대표는 노년층과 집에 대한 새로운 철학을 제시했다. 복지나 행정기관에 기대야 하는 노년층은 교외로 한적하게 나가 사는 것보다 오히려 도심이나 지방이라도 주민센터 옆에서 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세 시대가 끝나고 월세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임차인 보호를 위한 국가의 관련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저자들은 더 실질적인 가이드라인도 내놓았다. 책에서는 시니어 자산관리 노하우나 창업, 투자, 주택, 저축, 재취업 등 다양한 수단이 가진 위험과 가능성도 다각도로 분석됐다. 또 저금리시대에 저축과 투자 등 재테크의 균형을 찾는 요령과 투자클럽과 안정적인 연금전략 등 실질적 노하우도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경제평론가 엄길청 교수와 금융투자회사(증권사) 직원부터 사장까지 차곡차곡 밟아간 류근성 미래와금융연구포럼 대표가 함께 집필했다. 엄 교수는 경기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로서 경제평론가이자 방송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MBC '손에 잡히는 경제', YTN '시사토론 집중조명', KBS '엄길청의 성공시대' 등 방송 출연으로 대중에게 친숙하다.

엄 교수는 △손에 잡히는 경제 △주식과 부동산 성공투자의 정석 △장수인생 자산경영학 등 저서를 저술하기도 했다. 국제상사와 한화경제연구원에서 근무했으며 주식회사 싱크폴 대표를 역임하며 경제에 전문가로 명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국민 주식투자 시대'를 선두에서 이끈 당사자이기도 하다.

저자 류근성씨는 증권사관학교라 불리는 대우증권에서 사원으로 출발해 최연소·전국 1위 지점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미국 보스턴 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하고 대우증권에서 투자분석부장, 영업개발 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메리츠증권 전무, 동부증권 부사장, 애플투자증권 초대 CEO를 역임한 정통한 증권맨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저명한 투자분석가이자 최고의 마케팅전략가, 경영혁신 전문가로 통한다. 현재는 미래와금융연구포럼 대표로 지내며 강의와 집필활동을 통해 100세 시대를 위한 생애설계 자산관리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책 집필 후 이들든 자신들의 견해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고 있다. 재테크 설명회일 수도 있고 증권사, 은행 등의 투자설명회에 앞선 인생강의일 수도 있다.

과거에 이들은 서로를 라이벌로 생각했다고 한다. 증권맨으로서 굵직한 행보를 이어갈때 서로 연락이 끊어져도 중요한 분기점에서는 꼭 만나게 됐다고 했다. 실력으로서도 그렇고 우정이라는 인연을 통해서도 그랬다. 이들의 협업은 책 '머니콘서트'를 통해서도 자유로운 경제 등 여러 이슈 관련 토크콘서트를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서로의 손을 꼭 맞잡았다.

◇머니 콘서트=엄길청·류근성 지음, 인플루엔셜 펴냄. 288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