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야심작' 클라우드 맥주 인기 시들…점유율 뚝뚝

'신동빈 회장의 야심작'으로 알려진 롯데주류 클라우드 맥주 인기가 시들하다. 2014년 출시 직후엔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소비자 반응이 뜨거웠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요가 줄어 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지난해 6월 맥주시장 점유율을 6~7%대까지 끌어올렸던 클라우드 맥주는 12월 5%대로 주저앉았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자료에서도 클라우드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4.2%에서 11월 3.9%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두자릿수 고속성장 끝났나…떨어지는 점유율=롯데주류는 클라우드 출시 첫해인 2014년 4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너의 숙원이었던 맥주사업에 대대적인 마케팅이 펼쳐졌다. 롯데는 클라우드 맥주와 처음처럼 소주를 섞은 폭탄주를 일컫는 '구름처럼'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등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여기에 롯데마트,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등 그룹 유통망을 통한 직간접 지원도 이어져 2014년 한해 동안 월 평균 13% 고속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상 신호가 왔다. 특히 맥주시장 최대 성수기인 7~8월부터 점유율이 떨어지기 시작해 연말까지 이어졌다. A대형마트에서 지난해 6월 7.2%였던 클라우드 점유율은 8월 5.7%, 12월 5.6%까지 낮아졌다.

이 같은 부진 배경으로는 올몰트 맥주의 한계가 지적된다. 클라우드는 쌀, 전분 등을 섞지 않고 발효 보리(맥아·malt)만 100% 사용해 만들었다. 올몰트 맥주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 시장의 10%대에 불과해 카스, 하이트 등 대중적인 라거(lager) 맥주와 비교할 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식당이나 유흥주점에선 청량감 있는 라거맥주 폭탄주를 즐기는 수요가 많다"며 "모임이 많은 연말에 클라우드 맥주의 시장 점유율이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집중된 마케팅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 관계자는 "롯데가 수도권에 영업력을 집중한 결과 지방 식당이나 유흥가에선 클라우드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수입맥주에도 치인 클라우드…제2공장 어쩌나=클라우드 인기가 시들한 것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수입맥주 영향도 크다. 대형마트, 편의점 가정용 시장에서 수입맥주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클라우드 매출이 주춤해진 것이다.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한 대형마트의 맥주 판매 실적을 보면 수입맥주는 22.2% 증가했다. 반면 국산맥주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했는데 클라우드는 8.6% 줄어 하이트(-7.9%), 카스(-1.6%) 보다 감소 폭이 컸다.

이와 관련, 올 연말 준공되는 클라우드 제2공장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가운데 1공장보다 생산능력이 2배 큰 제2공장이 준공되면 물량 쇼크가 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롯데주류 관계자는 "그동안 클라우드 맥주 생산물량이 많지 않아 영업에 한계가 있었다"며 "제2공장이 완공돼 물량이 넉넉히 확보되면 지방 영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