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평화집회·결사자유 특별보고관, '차벽·물대포' 조사 착수

마이나 키아이 유엔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 / 사진=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제공

마이나 키아이(Maina Kiai) 유엔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방한해 국내 집회·결사의 자유 보장 실태 조사에 나섰다. '소녀상 지킴이' 소환장 발부 논란, 차벽, 물대포 등 국내 집회·결사 자유 현안들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외교부에 따르면 키아이 특보는 전날 국내에 입국해 정부와 국가인권위원회, 시민사회단체를 차례로 만나는 등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외교부에서는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이 이날 오전 키아이 특보와 면담했다.


키아이 특보는 이날 약 30여분간 조 차관과 면담하며 평화적 집회·결사의 자유 보장 문제와 관련된 국내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아이특보는 외교부에 이어 법무부와 고용노동부, 교육부, 행정자치부, 대법원, 헌법재판소, 경찰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정부부처 및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들과 잇따라 면담하고 해당 정부기관에서 집회 및 결사의 자유 관련 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공권력감시대응팀과 공익인권법 재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10개 시민사회단체는 키아이 특보의 조사에 적극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경찰의 집회에 대한 실질적 허가제 운영 △ 과도한 무력 및 차벽 사용 △ 자정 이후 시위에 대한 제한 △ 집회 주최자 혹은 참가자에 대한 민사소송 △ 노동3권의 행사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노동법 △ 행정부처의 정부 비판적 단체 법인 등록 거부 등 논란이 일고 있는 국내 현안을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차벽·물대포 등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받고 있는 제반 상황을 알리는 것을 포함해 집회과정에서의 피해자, 결사의 자유 침해를 받은 다양한 그룹들과 특보의 면담을 추진 중에 있다" 고 말했다.

유엔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 및 보호 증진에 관한 정보 수집 △각국의 관련 제도 개선 권고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키아이 특보의 방한 일정은 오는 29일까지다. 그는 출국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사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이어 6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한국에 대한 권고 사항 등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