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 일을 하며 돈도 버는 삶은 어떤 삶일까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 조건으로 대변되는 대기업은 취준생이 입사하고 싶어하는 회사의 기준이다. 이와 함께 안전성이 보장된 공기업들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기업의 브랜드와 연봉이 실제 재직자들에게도 행복을 가져다줄까? 반대로 누구나 아는 대기업이 아닌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 자신의 일에 만족감을 느끼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은 없을까?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가, 혹은 잘하는 일을 해야 하는가는 모든 사람들의 고민이다. 하고 싶은 일이 곧 잘하는 일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겠지만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즐기면서 일을 해야 한다, 아침에 콧노래를 부르며 일어날 수 있는 직장을 선택해야 한다'는 수없이 많은 멘토들의 말에 고개는 끄덕여지지만 성공의 기준이 곧 돈이라는 사회의 관념에서 자유로워지긴 어렵다. 좋아하는 일은 돈이 안 되어 곤궁해지기까지 하는 사례는 주위에서 너무 많이 본다. 그러니 첫 직장 선택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더라도 돈을 많이 주는 일을 선택하는 취준생들이 많다.


슈퍼스타K의 중식이밴드는 TV 출연 후 45만의 음원 다운로드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으나 결국 그들에게 돌아간 수입은 45만5000원이었다. 멜론이 카카오에 1조 8700억 원에 인수되었지만 이 플랫폼 안에서 실질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에게 돌아가는 수입은 여전히 박하기만 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거운 삶을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 사회에서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곳에서 그런 일을 하고 살고 있을까? 그들에게 일을 하고 받는 대가란 어떤 의미일까? 우리가 사는 삶에서의 여러 ‘행복’을 단어 그대로 일상에서 느끼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책 ‘적당히 벌고 잘 살기’는 ‘좀비 같은 삶’이 아닌 나의 오늘을 매일매일 선물이라고 여기며 살고 있는 사람들의 노하우와 이를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저자 김진선은 비영리단체 ‘아름다운 가게’ 활동기를 거쳐 네이버에서 해피빈 서비스를 기획, 운영하며 공익 콘텐츠를 발굴하는 일을 하고 10년간의 직장 생활을 접었다. 그리고 그 결과를 공부와 쉼, 일의 균형을 맞추는 실험과 새로운 일하기 모델을 탐색하며 ‘십년후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왜 누구는 취업을 못해 좌절하고, 취업해도 매일 야근에 시달리며 좀비 같은 삶을 삶을 살아야 하죠? 정말 화나요. 조금 덜 일하고 여럿이 함께 일하는 게 합리적이고 좋은 것 아닌가요?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성과를 보려는 기업의 이윤 중심주의가 결국 사람들의 삶을 갉아먹는 거죠.” (본문 22p)

책 속에 등장하는 이들은 직장인이 되기 전까지의 고뇌하고 막상 직장인이 되어서도 치열한 고민을 하던 나와 내 주위의 친구들의 모습이다. '사회생활이 원래 이런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의문을 갖고 다른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 공동체 등의 존재 자체가 이윤이 아닌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으로 나타났다. 마을, 친구, 책 읽기, 공동 주거, 나눔 등 일반적인 직장인의 생활 모습에서는 자주 접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그들의 일과 삶에 녹아들어 있다.

'남의 돈 받는 것이 쉬운 줄 아느냐, 일이 어떻게 즐거울 수 있냐'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집어들어 조금은 세상을 더 여유롭게 살고 있는 다른 이들의 삶을 살짝 엿봐도 좋을 것 같다. 첫 직장의 선택 기준이 연봉이라고 생각하는 취준생과 이번 달 월급을 위해 꾸역꾸역 하기 싫은 일이 기다리는 일터로 출근하는 이들에게 한 번쯤 ‘일’이라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기에 좋은 책이다.

◆'적당히 벌고 잘 살기' (지은이 김진선, 슬로비 //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7582224)

◇ 취업 컨설턴트 최경희씨는… 변화하는 기술과 미래의 직업의 변화에 관심이 많다. 지난 10년간 교육 분야에서 일을 했으며, 인크루트와 폴앤마크에서 교육 기획자와 강사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