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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의 틱, 택, 톡] 올 봄엔 사랑배우기를..

김재동의 틱, 택, 톡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 |입력 : 2016.01.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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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의 최강한파가 몰아쳤던 제주공항/사진=뉴스1
15년만의 최강한파가 몰아쳤던 제주공항/사진=뉴스1


15년만에 찾아온 최강한파가 제주도와 울릉도를 고립시켰다는 기사를 읽던 중에 전화벨이 울렸다. “야, 너 왜 카톡 안봐?” 성질 급한 고향친구다. “빨리 카톡 들어와” 대꾸할 틈도 없이 전화를 끊는 싸가지에 혀만 끌끌 차고만다.

난 기본적으로 카톡이 싫다. 들어가보니 과연 참 여러명이 여러 소릴 늘어놓고 있다. 요지는 모임을 언제 어디서 할건지 정하자는 거였다. 그 와중에 서로들 신변잡기도 나눈다. 떠듬떠듬 몇자 적어 내 의견을 올려놓고보니 대화는 저멀리 산에 가있다. 생뚱맞은 내 문자만 노랗게 섬처럼 남아있다. 제법 늙은 것들이 뭔 손이 그리 빠른지. 소리없는 수다가 끝간데 없이 이어진다. 얼추 지들끼리의 대화가 매듭지어지고 감격스럽게도 내게도 의견을 물어준다. 여러자 쓰다간 또 섬처럼 고립될까봐 눈부시게 손을 놀려 외친다 “콜!” 내 외침이 그날의 카톡을 매조졌다. 고향친구들과의 카톡세상속에서 내 난 외로웠다.

얼마전 끝난 드라마 ‘응팔’에서 반가운 장면을 만났었다. 버스에 앉은 주인공들이 서있는 이들의 가방을 받아주는. 예전엔 정말 그랬다. 앉은 죄로 앞이 안보이도록 가방을 연신 받아주곤 했다. 노인네라도 올라치면 그 가방들을 죄다 제 주인 찾아 안기고 자리를 양보하는게 기특할 것도 없이 당연한 풍경이었다.

그렇게 가방을 받아주고자하던 내 호의는 제법 오래간 것 같다. 하지만 여러 차례 목격한 가방주인들의 난감한 표정과 더러 마주치는 ‘들고 튀려고?’싶은 적의 틈에서 소심하게 꼬리를 감추고 말았다.

나를 포함한 요즘의 우리들 대부분은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세상과 소통하면서 바로 눈앞에서 흔들리는 가방, 혹은 손잡이를 잡은 주름진 손이 건네는 민망함을 애써 외면하곤 한다. 버스라는, 혹은 지하철이라는 넓지않은 공간속에서조차 우리는 세상과 소통하기 바빠 제각각 혼자가 되고마는 셈이다. 저 유명한 ‘군중속의 고독’이란 표현이 스마트폰시대 이상 어울렸던 적이 있었을까 싶다.

‘15년만에 찾아온 최강한파’가 많은 이들을 고립시키는 동안, 여미고 또 여며도 속살까지 파고드는 그 한파보다 모질게 사람들의 가슴속을 헤집은 사건도 있었다. 아버지 손에 두시간이나 폭행당해 죽은 8살 아이의 이야기. 부부는 죽인 것도 모자라 그 사체를 훼손하고 사체 일부를 냉동고에 3년이나 보관했다고 한다.

부부 피의자를 프로파일링한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권일용 경감은 지난 22일 한 방송에서 이들의 심리를 분석하면서 ‘고립’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고립된 상태에서 오직 부부 둘만의 삶을 유지해온 것이 이번 사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립이 극단적 이기주의와 함께 동일 대상에 대해 애정과 증오, 독립과 의존, 존경과 경멸 등 완전히 상반되는 감정을 갖는, 세칭 양가감정(ambivalence)을 부추겼을 거라는 설명이다.

카슨 매컬러스라는 사랑탐구자가 말했단다. “고독은 거대한 현실, 사랑은 거대한 필수, 사랑이란 하나의 특수한 학문”이라고. 이 말은 출판사 달이 지난 22일 소설가 박완서 선생 5주기를 맞아 발간한 대담집 ‘우리가 참 아끼던 사람’ 중 박완서 선생을 만난 김승희 교수가 불현듯 떠오른 말이라고 써놓았기에 인용해 본다.

김 교수는 ‘도시의 흉년’속 수연의 집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 뭔가를 물었고 박완서 선생은 돈의 가치에 매몰된 정신적 불모성 때문에 올바른 애정이 불가능한 ‘흉년’을 그렸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는 사랑의 능력은 본능이 아니라 개발되는 것이라서 부모로부터 사랑의 능력을 개발받지 못한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 어떻게 사랑하다 어떻게 비극속에 빠지게 되는가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고독이 거대한 현실이 된지 오래다. 거대한 필수인 사랑은 아직 획득하지 못했다. 사회전체가 사랑이란 학문을 공부해야할 필요가 있다.

살벌하게 추웠던 몇일인가가 지나고 나니 영하 5~6도 정도의 날씨에도 봄이 느껴진다. 올 봄에는 사랑학이나 한번 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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