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월'이 쓰는 고기불판?…생활가전 PPL 마케팅 '활발'

MBC 주말 드라마 '내딸 금사월'에 간접광고로 노출된 적외선 조리기기 자이글/자료제공=자이글

드라마·예능프로그램에 제품을 노출하는 간접광고(PPL)가 생활가전 분야 중견중소기업 제품을 알리는 창구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유명 연예인을 따로 모델로 쓰지 않아도 상황별로 제품 기능을 소개할 수 있고 인기 드라마의 캐릭터나 프로그램 이름이 붙어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기도 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청호나이스·자이글·쿠첸 등은 최근 지상파 드라마·예능프로그램에 간접광고를 집행, TV 광고 등 다른 플랫폼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적외선조리기기 제조업체인 자이글은 KBS2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 MBC '내 딸 금사월' 등 주로 오후 7시~8시 사이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 간접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자이글 관계자는 "제품이 몇 군데 배치되는지, 제품을 활용해서 에피소드가 연출되는지 등에 따라서 광고단가가 달라진다"며 "광고보다 PPL이 더 효과가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소비자들이 현재 사용하거나 관심있는 상품을 드라마로 확인하면서 제품이나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드라마 한 편에 간접광고를 전회 집행할 경우 2억~5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발성 광고의 경우 제품과 브랜드만 보이는 레벨1은 단가 1000만원, 제품을 배우가 직접 사용하는 상황 설정이 들어가는 레벨2의 경우 2500만원 선이다. 시간대나 인지도 높은 배우가 나오는지 여부에 따라 단가는 유동적이다.


청호나이스는 지난 10월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이브의 사랑'에 간접광고를 집행했다. 극 중 주인공이 일하는 기업으로 설정돼 회사 CI, 신제품 등의 노출빈도가 높았다. 외국계 가전기업인 다이슨도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등에 간접광고를 집행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주부들의 구매결정력이 높은 정수기·공기청정기 등이 주력 제품이다 보니 주부들이 많이 보는 일일 드라마에 광고를 집행했다"고 말했다.

2015년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집행된 쿠첸 간접광고/사진제공=SBS

그러나 아직 간접광고는 주요 광고 플랫폼이라기보다는 홈쇼핑방송·TV광고 효과를 보조하기 위해 활용되는 편이다. 또 일부 제품의 경우 프로그램 맥락과 상관없이 제품이 부각되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는 경우도 있다.

전기밥솥 제조업체인 쿠첸은 지난해 말 SBS연예대상에 간접광고를 집행했지만 시상식의 주인공인 방송인들보다 밥솥이 더 카메라에 크게 잡히며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품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노출될지는 연출자의 재량이라 광고주 입장에선 '복불복'인 측면이 있다"며 "올해부터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규정이 바뀌면서 홈쇼핑에서 특정 드라마 노출을 언급할 수 없어 향후 광고 집행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