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청계천, 오세훈의 세빛섬, 박원순의 서울역 고가공원

서울시는 '서울역7017 프로젝트' 국제현상설계공모 당선작으로 네덜란드 건축·조경 전문가인 비니마스의 '서울수목원'(The Seoul Arboretum)을 최종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청계천, 세빛섬 그리고 서울역 고가공원의 공통점은? 바로 서울시장이 추진한 랜드마크 사업이라는 점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은 청계고가 철거에 따른 교통 대란, 한강 수원 조달 등 수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서울의 대표적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청계천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음침한 거리에서 물길을 따라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서울의 '핫 플레이스'이자 산책로로 떠오르며 잿빛 일색이던 서울의 이미지를 바꿨다.

청계천 복원과 함께 화사하게 바뀐 청계천 일대는 이 전 시장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시장의 청계천 복원 성공. 그리고 대통령 당선 이후 서울시장은 강력한 대권 후보로 떠올랐고, 서울 시장의 랜드마크는 대권 프로젝트로 연결되는 시각이 생겨났다.

이 전 시장의 뒤를 이어 등장한 오세훈 전 시장은 한강에 주목했다. 오 전 시장은 여의도·서초·잠실 등 '고수부지'란 이름으로 통하던 한강변을 쾌적한 분위기의 수변 공원으로 탈바꿈 시키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강공원 반포지구에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와 같은 상징물인 세빛섬(옛 세빛둥둥섬)을 조성했다. 세빛섬은 각종 논란 끝에 1년 전 개장한 후 지금까지 230만여명이 방문하는 등 국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복합문화수상공간으로 거듭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뉴욕 '하이라인파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오는 3월부터 착공에 들어가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도 이 전 시장의 청계천 복원처럼 서울의 이미지를 확 바꾸는 일대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낡고 위험해 더 이상 도로로 활용하기 어려운 서울역 고가를 공원으로 탈바꿈 시키는 게 핵심이다.


예전 청계천처럼 어두침침하고 낡은 분위기의 서울역 일대를 공원화 해 사람을 끌어 모아 대표적 공원이자 카페 및 문화, 쇼핑 거리로 조성하려는 계획이다. 서울역 고가 공원의 성공 여부는 청계천 복원과 같이 구도심의 재생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계천 복원 완료

특히 박 시장의 서울역 고가 공원은 서울의 이미지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랜드마크 사업이자 도심 재생사업이라는 점에서 이 전 시장의 청계천 복원과 많은 부분에서 맞닿아 있다. 더욱이 청계천 복원은 지난 2002년 이 전 시장의 시장선거 공약이었고, 서울역고가 공원 역시 박 시장의 2014년 시장 선거 공약 사항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청계천은 1976년에 세워진 청계천 고가도로를 뜯어내고 청계천 물길을 살려내는 사업으로 2003년 7월 1일부터 2005년 9월30일까지 2년3개월간 복원공사가 진행됐다. 총 사업비 3867억원, 투입 누적인원 69만4000여명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었다.

이 전 시장은 낡은 청계천 고가 철거로 안전성 확보, 환경친화적 도심 공간 조성, 역사성과 문화성 회복, 강남북 균형 발전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이 과정에서 청계천 상인들의 반발이 거셌고, 1975년부터 운행된 청계천 고가도로 철거는 서울 중심부의 교통 흐름을 막아 교통 대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교통 불편 논란은 시민들이 새로운 교통 체계에 익숙해지면서 점차 수그러들었다. 그리고 청계천의 시작점인 청계천 광장 일대는 서울에서도 가장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로 재탄생했다. 한강에서 물을 끌고 와야 하는 '인공어항'이란 논란도 있지만 청계천 복원은 성공적인 도심 재생 사업으로 각광 받는다.

'서울역 고가 공원'도 청계천 복원과 맞먹을 정도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이다. 박 시장은 오는 3월 서울역 고가공원 본격 착공에 돌입해 2017년 4월 완공할 예정이다. 고가에서 주변지역으로 뻗어나가는 17개 보행길을 설치하고, 고가 위에는 카페·도서관·야외무대·꽃집 등 편의시설과 벤치, 16개 광장 등 도심속 공중 휴식처가 조성된다.

서울역 고가공원은 주변 빌딩 5곳과도 공중 보행길로 연결되는 등 시민들의 편의시설도 대거 보강된다.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1469억원이 지원되며, 올해 545억원이 우선 투입될 예정이다. 청계천 복원이 낙후된 청계천 일대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낙후된 서울역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13일 퇴계로와 만리동 고갯길을 연결하는 서울역 고가도로의 통행을 중단하면서 교통 대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논란에 휩싸였지만, 우회로를 확보하고 교통 체계를 정비하면서 교통 불편을 호소하는 여론 역시 다소 잠잠해졌다. 반대하던 남대문 상인들 시선도 우려에서 사람들이 모이면 오히려 활성화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로 바뀌고 있다.

내년 4월 완공돼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서울역 고가 공원은 박 시장의 의도와 무관하게 앞으로의 그의 행보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청계천 복원과 마찬가지로 서울역 고가 공원이 대권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나올 정도다.

서울 반포 세빛둥둥섬이 ‘세빛섬’으로 이름을 바꿔 오는 15일 전면개장한다.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탄생한 세빛섬은 뒤늦게 주목을 받으며 한강 공원의 명물로 재탄생했다. 최근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저스'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세계적 관심을 모았다.

서울 반포대교 남단 수상에 지어진 세빛섬은 총면적 9995㎡(축구장 면적의 1.4배)로 천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가빛섬·채빛섬·솔빛섬 등 다리로 연결된 인공섬 3개와 예빛섬 등 4개 건축물로 구성돼 있다. 초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한 예빛섬은 정기적으로 영화를 상영하거나 공연이 열리는 문화 공간으로, 가빛섬은 글로벌 기업의 각종 마케팅 공간으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