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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이세돌 실력 따라잡기엔 연산능력 역부족

[알파고 vs 이세돌 누가 이길까]

머니투데이 이지수 KISTI 슈퍼컴퓨팅본부 책임연구원 |입력 : 2016.02.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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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슈퍼컴퓨팅연구소 소장/사진=KISTI<br>
이지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슈퍼컴퓨팅연구소 소장/사진=KISTI<br>
오는 3월, 상금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놓고 인공지능(AI)과 인간이 맞붙는다. 가로 19줄, 세로 19줄인 바둑판 위에서 말이다. 구글이 개발한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각각 기계와 인간 진영의 대표선수로 나선다. '역사적 대결'에 승부를 점치는 전문가들의 관측은 엇갈린다. 과연 누가 웃을까. 필자는 단언컨대 큰 이변이 없다면 이번 대국의 승기는 바둑기사 이세돌이 잡을 것으로 확신한다. 지금까지 스코어로 분석하면 알파고는 이세돌 능력을 넘을 수 없다.

대결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선 컴퓨터가 게임을 풀어가는 방법을 먼저 알아야 한다. 간단한 게임 '삼목놓기'는 바둑돌이 가로나 세로, 대각선 방향으로 세 개만 연속되면 이긴다. 여기서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수만 개다. 컴퓨터 계산 능력에 견줘 볼 때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다.

이보다 좀더 복잡한 게임인 '체스', 이 종목에서도 컴퓨터는 사람의 능력을 앞질렀다. 1997년 5월 11일은 슈퍼컴퓨터 '딥블루'가 세계 체스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를 2승 1패 3무의 성적으로 이겨 AI 역사를 새로 쓴 날이다. 체스 전용 컴퓨터는 1초에 2억 개의 가능성을 계산, 12수 앞을 내다본다. 70만개의 오프닝과 다수의 엔딩을 기억하고 있다. 경우의 수를 실수 없이 빠르게 따지는 능력이 승리의 비결이다.

하지만, 세계 체스 챔피언을 꺾은 이 방법을 바둑 프로그램에 적용하는 데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나타난다. 우선 '복잡성'이다. 바둑의 경우 분기계수(각 순서에서 가능한 수)는 250 정도이고, 둬야 하는 수는 350번이다.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은 1만172개이다. 참고로 체스의 분기계수는 40, 둬야 하는 수는 50, 가능성은 1045다.

더 어려운 문제는 '수에 대한 평가'다. 체스의 경우 퀸과 비숍, 나이트 등 말 종류와 체스 판에서의 위치에 따라 어떤 전략으로 공격할지를 간단히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바둑은 돌의 위치만으로는 상대방의 전략을 가늠하기 힘들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 효력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기술이 '몬테카를로'법이다. 이는 모의 대국으로 데이터를 모은 다음 통계적으로 더 나은 수를 찾는 것이다. 어떤 수를 두었을 때 최종적으로 게임에 이길 확률이 높은지를 판단해 전략을 도출한다. 2005년에 등장한 이 방법은 바둑 프로그램의 수준을 빠른 속도로 진보시켰다.

하지만 몬테카를로 법으로는 사람을 완전히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머신러닝'(기계학습)이 등장한다. 알파고는 이 기능을 추가했다. 머신러닝은 막대한 계산 용량 및 데이터를 활용해 컴퓨터가 스스로 방법을 터득한다.

바둑 고수 사이에 진행된 16만 번의 대국 데이터를 이용해 학습을 시키고, 프로그램 간에 100만 회가 넘는 대국으로 추가 경험을 쌓았다. 또 수를 결정하기 전 1억 번이 넘는 경기로 실력을 다졌다.

이렇게 갈고 닦은 기량으로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프로 2단의 유럽 바둑 챔피언 판 후이에게 5전 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 대국에서 만나는 이 9단은 알파고가 베스트 전력으로 맞붙는다 해도 넘기 힘든 상대다.

인간이 가진 통찰력의 우위를 막대한 연산 능력으로 만회하겠다는 것이 컴퓨터의 전략인 데, 그런 측면에서 알파고가 이 9단을 따라잡기 위해선 훨씬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비견한 예로 IBM의 슈퍼컴퓨터 '딥소트'가 체스에서 그랜드 마스터 급의 선수를 이긴 것은 1988년이지만, 절대 고수인 세계챔피언에 맞서서 이기는 데 10년이란 시간이 더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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