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시간 생활권' 만든다는데···풀어야 할 숙제 산적

정부가 향후 10년간 철도 고속화를 통해 전국 2시간 생활권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계획이 현실화하기 까지는 아직까지 산적한 숙제들이 많다. 사진은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사진=철도硏

정부가 지난 3일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하면서 밝힌 재원 조달방안과 민간자본 참여계획 성공 여부 등 사업 타당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국을 '2시간 생활권'으로 연결해 국토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이번 계획은 2025년까지 총 74조1000억원이 필요한 대규모 SOC 투자사업이다. 정부는 국고(53조 7000억원)와 지방비(4조원), 민간자본(9조5000억원) 등으로 사업비를 충당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철도예산의 연평균 증가율(1.3% ~ 2.0%)을 감안하면 국고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속철도 운영기관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과도한 부채문제와 투자사업 회수능력,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민간자본 참여 여부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5일 국토교통부 등 정부 관련 부처와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고속철도 건설비용은 국고와 사업시행자(고속철도시설공단)가 분담하는 구조다. 분담 비율은 철도산업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경부고속 철도1단계의 경우 정부 35% · 공단 65%, 경부2단계 고속철도와 호남고속철도는 정부 50% · 공단 50%의 비율로 정해진 바 있다. 일반철도는 국고(100%), 광역철도는 국고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분담한다.


국고 지원에는 문제가 없다지만 해당 기관의 부채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교통 SOC사업을 담당하는 공공기관 중 부채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는 기관은 한국도로공사, 코레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이다.

국가철도망사업의 운영·관리기관인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부채규모는 각각 17조8609 억원, 18조9792억원에 달한다(2014년 기준). 두 기관의 부채는 항만과 공항 관련 공공기관에 비해 과도한데 코레일의 부채비율은 410%, 한국철도시설공단은 111% 규모다.

국회 예정처가 지난달 발간한 '교통 SOC 공공기관 투자사업의 재무성 평가'에 따르면 한국철도시설공단 부채는 대부분 금융부채로 고속철도 총사업비의 50%이상을 채권발행 등으로 조달한다.

고속철도 개통 이후 코레일로부터 선로사용료를 받아 부채를 상환하지만 선로사용료 수입이 이자비용에 미치지 못해 지속적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철도망 구축이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두 기관의 부채문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회 예정처는 "교통 SOC 사업의 투자효율성을 제고하려면, 착공 이전에 주변 여건 변동으로 인한 교통수요 오차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자본의 참여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건설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SOC사업에 민간업체가 선뜻 참여할지 미지수다.

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1일 발표한 올해 1월 'CBSI(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는 전월 대비 13.2포인트 하락한 73.5로 집계됐다. 최근 14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CBSI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유가하락과 공급과잉 등 악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9조5000억원 규모인 민간자본 참여를 끌어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주택사업이 다소 회복되면서 그나마 일부 대형사 위주로 실적이 괜찮았던 것"이라며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SOC사업에 참여할 업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