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홈쇼핑, 판매수수료 인하 방침 사실상 철회?

공영홈쇼핑(채널명 아임쇼핑)이 납품업체로부터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가져가는 판매수수료를 20%로 낮추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사실상 수정했다. 중소기업과 농수산품을 전량 편성한 데다 민간 홈쇼핑업체에 비해 판매수수료를 10%포인트 이상 낮춰 적용하고 있는 공익성 중심의 경영 방침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는 자본잠식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1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은 2018년부터 판매수수료를 현재 23%에서 3%포인트 낮춘 20%로 적용하려던 계획을 현실성을 고려해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일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한 자리에서 "판매수수료율을 20%로 낮추는 건 경영성과 등을 토대로 다시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비쳤다.

이처럼 중기청이 개국 승인 조건 중 하나였던 판매수수료 추가 인하 방침에 난색을 드러낸 건 공익성 강화로 인한 경영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영홈쇼핑은 유통업체의 고마진 정책에 시달리는 중소기업과 농수산품 생산업자의 판로를 제공하려는 공익적 목적으로 지난해 7월 개국했다. 공공기관인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지분 50%를 출자했고 농협경제지주(45%), 수협(5%)이 각각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지난해 공영홈쇼핑의 매출액은 1500억원대로 알려졌다. 7월에 개국했던 걸 감안하면 연간 매출액은 3000억원을 웃돈 것이다. 올해 공영홈쇼핑은 매출액 70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는데, 손익분기점을 넘으려면 1조원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단기간 내 공영홈쇼핑이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판매 단가가 낮고 주문 수량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농수산제품만 취급하고 있고 판매수수료율도 민간 홈쇼핑에 비해 크게 낮다. 홈쇼핑은 제품을 공급한 업체에 판매금액의 일정 부분을 판매수수료 명목으로 받는다. 판매수수료는 홈쇼핑의 주요 수익원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6개 민간 홈쇼핑 업체(CJ오·GS·롯데·현대·NS·홈앤쇼핑)의 판매수수료를 분석한 결과, 평균 33.5%에 달했다. 공영홈쇼핑의 판매수수료(23%)가 민간 홈쇼핑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은 셈이다.

자본잠식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이유다. 이 때문에 판매수수료율을 2018년부터 20%로 책정한다는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TV홈쇼핑 납품업체가 무이자 할부비, 기타 판촉비 등의 명목으로 연간 7000만원의 추가 비용을 판매업체에 요구하지만 공영홈쇼핑은 대부분 수수료 안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선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판매수수료율 인하 조건 등에 대해서도 경영성과를 토대로 재논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