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회장, 설연휴 중 뉴욕行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포스코

권오준 POSCO 회장(사진)이 오는 10일 미국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12일 뉴욕 팰리스호텔에서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POSCO NY Investors Forum(포스코 뉴욕 기업설명회)'를 직접 주재하기 위해서다.

권 회장은 설 연휴 기간에도 뉴욕 기업설명회 준비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의 뉴욕행에는 최근 임원 인사 이후 CFO를 겸직하고 있는 최정우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부사장)이 동행한다.


권 회장은 지난해 초에 이어 두번째로 뉴욕 기업설명회를 주재하지만, 올해는 '마음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여며쥐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포스코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고, 지난해 연결기준 960억원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한 '악재' 속에서도 올해 포스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설득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2015년 실적에서 포스코 개별로는 '선방'했지만 계열사들 실적이 부진해 연결기준 적자전환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난해 구조조정 성과와 올해 목표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권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도 "구조조정 목표를 도전적으로 정하고 이를 위해 꾸준히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올해 35개사를 추가로 정리하고 그룹 차원에서 연간 1조원 이상 비용절감을 추진할 계획이다. 작년에는 포스하이메탈, 포뉴텍, 뉴알텍 등 34개사를 정리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중국발 철강 공급과잉,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해외 투자광산 자산 가치 감소,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부채 평가손실, 국내외 계열사 적자 등으로 인해 적자 전환했다. 중국 뿐 아니라 러시아·CIS에서 슬라브 가격이 2014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동남아 시장에 들어와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제철소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니켈 가격이 역사상 최저 수준에 다다르면서 중국 장가항 스테인리스 법인 등 해외 계열사들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3월 이후 계속됐던 한국 검찰 수사 등 부정적 요인이 반영돼 뉴욕증시에서 포스코 주가는 낮아질대로 낮아져 있다. 최근에는 30달러 후반대에 머물러 지난해초 60달러대 주가와 비교하면 반토막난 수준이다.


그러나 작년 그룹 전체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췄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비춰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포스코는 순차입금을 전년 대비 5조7000억원 줄여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78.4%로 떨어뜨렸다.

포스코는 21년전인 1994년 10월 14일 한국기업 최초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다. 지난해 2월 권회장은 뉴욕 포시즌즈호텔에서 진행된 포스코 해외 기업설명회를 끝내고 NYSE로 가서 폐장을 알리는 타종식을 했다. NYSE가 포스코 상장 20주년을 기념해 권 회장이 타종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