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 될라"...현대重, 1분기는 흑자 가능?

현대중공업 2015년 4분기 연결기준 사업부문별 경영실적. /자료=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127,300원 ▼2,100 -1.62%)이 지난해 4분기에도 흑자전환에 실패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올해 실적 반등을 예고했지만, 끊긴 해양플랜트 발주와 이미 수주한 공사의 손실충당금이 추가 발생할 우려에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791억원을 거뒀다. 영업손실 내역은 조선 294억원, 해양 2746억원, 플랜트 934억원, 건설장비 863억원 등이었다. 1701억원의 분기 영업이익을 낸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엔진기계, 전기전자, 그린에너지, 금융 계열사 등이 소폭 흑자를 냈지만 주력사업부 영업손실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중공업 손실은 여전히 해양 육상 플랜트에서 주로 발생했다. 우선 이미 인도한 드릴십 4척에 대해 트러스트와 부력충전기 부실로 800억원 규모의 하자보수 충당금이 발생했다.

골리앗, 고르곤, Q204 등 주요 해양사업들을 인도하면서 3378억원의 비용이 유입됐지만, 나스르2 프로젝트 손실충당금 3388억원을 포함해 총 4378억원의 해양플랜트 충당금을 4분기 추가 설정했다. 버가딩, 장크리크 등도 수백억원대의 추가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플랜트 역시 '돈 잡아먹는 하마'인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사우스, 슈퀘이크 화력발전소에서 재료비와 현장설치비 증가 등으로 103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도 흑자전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미포조선 (70,600원 ▼3,000 -4.08%)과 현대삼호중공업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현대중공업은 판관비 수준의 적자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체질 개선을 위해 올해 1조원대 넘는 자산을 매각할 방침도 정했다. 영구채 역시 2200억원 규모를 발행해 적정한 유동성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조선 시황 전망 역시 어둡다. 현대중공업은 상선 올해 발주량이 2015년 대비 20% 감소한 5400만GT(중량톤수)에 그칠 것으로 보고있다. 해양플랜트 역시 저유가로 대부분의 입찰 일정이 연기됐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수주목표는 53억달러였으나 신규공사 수주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목표로 32억달러를 설정했다. 지난해 골리앗, Q204, 고르곤 51번째 최종 모듈 등을 완료했으며 올해 상반기 모호노르도, 헤브톤, 장크리크 등의 공사를 마무리하면 다른 조선업체 대비 공사 수용 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클라리지, 모호노르도 등 9기의 해양플랜트를 순차적으로 인도해 3조3000억~3조5000억원의 해양부문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2017년에는 5기, 2018년에는 3기를 인도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총 영업손실 1조540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6조2317억원으로 2014년 대비 12.1% 줄었고, 순손실은 1조3632억원으로 38.2%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12월 871억원의 연결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한 이래 9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실패하고 있다. 2014년 총 영업손실은 3조2495억원이었다. 9분기 연속 누적 손실액은 총 4조8767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