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PE, 중견 PEF로 도약할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이음프라이빗에퀴티(PE)의 투자 행보가 주목받는다. 최근 사조그룹의 한국제분·동아원 인수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데 이어 메디포스트 (7,030원 ▲60 +0.86%)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성공하면서 중견 PEF로 모습을 갖춰 나가고 있다.

10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이음PE는 2014년 10월 줄기세포치료 전문업체 메디포트스에 101억원을 투자한 이후 최근 자금회수(엑시트)에 나서 200억원을 회수했다. 1년 2개월만에 수익률 100%를 달성한 것이다. 이음PE는 당시 서울투자파트너스, 수성에셋투자자문과 손잡고 서울투자수성이음 PEF를 결성해 메디포스트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이음PE가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산은캐피탈과 손잡고 1600억원 규모의 SK건설 U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U-사업부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등 계열사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어 시장에서 눈독을 들이는 PEF가 많았다.

이음PE는 이 거래 전까지만 해도 소형 PEF운영사로 이미지가 강했다. 시장에서 100억~500억원 규모의 딜에 참여해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었지만 1000억원 이상 규모의 딜을 성사시킨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SK건설 U사업부 딜을 성사시킨 이음PE는 이어 현대엘리베이터와의 거래도 성사시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음PE는 재무안정 PEF를 조성해 현대엘리베이터가 발행하는 1200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음PE가 SK그룹과의 관계가 없었음에도 적절한 매각 구조와 가격을 제시해 경쟁자들을 제치고 인수에 성공했다"며 "대기업과의 거래를 성공하면서 시장에 이름을 알린 뒤 현대엘리베이터 CB도 인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사조그룹과 손잡고 한국제분 인수에 나섰다. 앞서 사조그룹은 동아원의 모회사인 한국제분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이음PE는 산은캐피탈과 함께 재무적 투자자로 나서 동아원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발행하는 600억원의 CB를 인수할 계획이다.

이음PE는 지난 2010년 커넥스파트너스란 이름으로 설립됐다. 2014년 새 경영진이 합류하면서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현재는 삼일PwC 출신인 고성진 대표와 유진기업 M&A 담당자인 곽동석 대표가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한 주요 기업은 △선보공업(510억 원) △선일일렉콤(155억 원) △메디포스트(101억 원) △리클린(225억 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