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 자녀를 데리고 가세요"

"많은 부자들은 상담할 때 자녀나 손주를 증권사에 데리고 옵니다. 자연스럽게 재테크에 관한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거죠. 자녀가 성인이 되거나 결혼해 독립해서야 재테크에 관심을 갖도록 하면 늦습니다."

이후림 하나금융투자 평촌지점장(사진)은 10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자녀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놓지 않아도 상담을 듣게 해주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지점장은 "학교에서 경제교육을 시켜주거나 적금을 들라고는 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에 직접 데려가서 체험을 시켜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하며 "부모를 따라 지점에 찾아온 자녀들은 상품 설명부터 가입절차까지 모든 것을 일상에서 체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경험을 쌓은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투자상품을 알게되고 자신만의 투자철학을 세울 수 있게 된다는 의견이다.

어린시절부터 자녀명의로 투자상품에 가입해주는 것도 자녀의 재테크 교육에 있어 중요하다고 이 지점장은 조언했다. 그는 "통장을 보여주면서 용돈이 모이는 재미를 느끼게 해줘야 한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자녀들에게 아이폰을 사기 보다는 애플의 주식을 산다는 생각을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녀를 위해 가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적립식 펀드와 연금을 추천했다. 주식을 적금처럼 사모으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꼽았다. 이 지점장은 "저평가 가치주 펀드와 고배당 펀드 등 긴 호흡을 가지고 투자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직장을 다니는 자녀에게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하도록 하면 좋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처럼 하나의 주식이나 펀드에만 꾸준히 적립하는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점장은 "몇 년전엔 삼성전자 주식에만 장기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많이 올린 고객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며 "트렌드를 공부하면서 어떤 주식이 주도주가 될 수 있는지, 펀드라면 유행보다는 좋은 철학과 안목이 있는 펀드인지를 알아보고 맞지 않다면 갈아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자녀들에게 분산 투자, 분할 매수하고 적절한 시기에 매도하고, 새로운 매수시점을 찾기 위해 현금을 보유하는 등의 연습을 계속 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부분이 어렵다면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지점장은 "증권사에도 1000만~2000만원씩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증권사 영업직원들에게 상담받고 도움을 구하는 일에 대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이 지점장은 자녀의 재테크 교육을 비롯해 금융상품 투자는 되도록 일찍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미리 재테크를 시작하면 자녀들이 컸을 때 활용할 자산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또 자녀들이 부모들의 은퇴생활을 책임져줄 수 없기 때문에 교육비에만 과도한 돈을 쓰기보다는 미리 재테크나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