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사드 논의 없다더니..."美측 논의 요청 있었다" 번복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류제승 국방정책실장과 토마스 S. 벤달 미8군 사령관이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관련해 군사적 조치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한미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공식 논의키로 결정했다. /사진=뉴스1

국방부는 7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계기로 한미 간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공식 논의키로 결정했다.

앞서 군 당국은 한미 간 사드 배치 논의 진전이 있냐는 질의가 이어질 때마다 그런 논의 자체가 없었다고 부정해왔다. 하지만 이날 이미 미 측이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논의하자는 입장을 요청했다고 말해 논의 사실을 숨겼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2일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논의하자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미국의 사드 배치 한반도 논의 요청이 있음에도 이틀 후인 4일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논의에 대한 진전이 있냐는 질문에 "사드 문제는 기존에 우리 입장에서 변화된 사항이 없다"고 부인했다.

애초 우리 정부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선 '3NO'(요청, 협의, 결정이 없다) 입장을 줄곧 견지해왔다.

이처럼 사실상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미국의 논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우리 군 당국은 '3NO'입장을 내세우며 사실 관계를 부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사드 논의와 관련해 누구의 문제라기보다 소통하는데서 문제가 좀 있었던 것 같았다"고 해명했다.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의 외교적 역학관계와 국민 여론에서도 중요시 다뤄지고 있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 군 관계자끼리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는 해명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이 같은 소통 부재는 안보라인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킬 뿐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한미 간 사드 한반도 배치 공식 논의 결정과 관련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와 다수의 미사일 발사로 위협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민과 주한미군을 보호한다는 적절한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