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車판매' 향배‥개소세인하·신차러시에 열기고조

기아차 설연휴 시승 이벤트/사진제공=기아차

#. 대기업 부장 A씨는 이번 설 연휴에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20년이나 몰아온 정든 자동차를 떠나보낼 생각이어서다. 요즘 관심 가는 신차들이 쏟아지고 있는데다, 명절 직전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발표도 한몫했다. 그는 "명절기간 동안 가족들의 추천을 받고 의견을 나눠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연휴 단골화두‥정치, 부동산 이어 車까지= 설 연휴에 가족·친척들과 모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얘깃거리가 있다. 정치와 부동산이다. 올해에는 여기에 하나가 추가됐다. 바로 자동차다. 신차가 쏟아지고 개소세 인하가 연장되면서 차를 살 타이밍인지, 또 구매한다면 어떤차가 좋을지 설전이 이어지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새해부터 신차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조차 "이렇게 신차 준비로 바쁜 적은 드물다"는 반응들이 나온다.

현대차 (252,500원 ▲3,000 +1.20%)가 올 1월 친환경차 브랜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놨고, 이어 기아차 (116,200원 ▲300 +0.26%)가 준준형 세단 K7의 풀체인지 모델(올 뉴 K7)을 7년 만에 선보였다. 르노삼성은 새 중형세단 'SM6'를 오는 3월 출시하며 반전을 위해 올인할 기세다. 수요층이 일부 겹치는 올 뉴 K7과 SM6는 같은 날 미디어 시승회로 맞붙기도 해 경쟁 열기가 얼마나 달아올랐는지 가늠케 했다.

이뿐 만이 아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의 전기차·플러그하이브리드 모델도 연내 순차 출시하는 한편, 대표 준대형세단 그랜저 신형 모델(IG)를 연말에 내놓는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대형 세단 'G80' 도 주목된다. 기아차도 이달 중 대형 SUV 모하비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2분기 중 첫 하이브리드 SUV 모델 '니로'를 출시한다.


르노삼성은 SM6와 함께 하반기 SUV인 QM5의 신형 모델을, 쌍용차는 효자 '티볼리'의 롱바디 모델을 상반기 중에 각각 주력으로 민다. 한국GM도 오는 3월 중형 SUV 캡티바 유로6 충족 모델을 시작으로 친환경차 볼트 등 7개 이상의 신차와 부분변경 신모델을 대거 출시한다. 수입차 업체들도 SUV와 럭셔리카 신차들을 위주로 공략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다양한 선택의 폭이 생겨 즐거울 수밖에 없다. 연초부터 이렇게 시장이 뜨거운 것은 지난해 말 개소세 인하 종료로 판매 절벽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완성차 업계 1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보다 약 13% 줄기도 했다.

◇신차러시에 개소세 인하 깜짝발표까지=그런데 반전이 생겼다. 바로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연휴 직전인 지난 3일 개소세 인하를 6개월 연장키로 '깜짝 발표'를 한 것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2월 달에도 시장 침체를 우려해 파격 프로모션을 제시했는데, 개소세 인하분 까지 추가 적용되면 평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정부의 내수 활성화 의지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기본 할인 조건 외에 최대 60만원을 추가 할인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입차의 경우도 볼보자동차코리아가 2월 한달간 플래그십 세단 'S80'을 최대 1000만원을 할인하는 등 판촉전이 거세지고 있다. 업계에선 각종 지원을 합치면 평월보다 최대 30% 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기도 하다.

설 연휴 가족들의 화젯거리에 오르기 위해 시승 행사를 대거 열기도 한다. 기아차는 추첨을 통해 올 뉴 K7 등 총 150대의 귀향 차량을 무상 대여해 주고 유류비까지 지원해주는 6박 7일시승 이벤트를 열었다. 쌍용차는 설 시승단을 온라인을 모집해 30대의 귀성차량을 전달했다. 수입차업계에선 포드·링컨 공식 딜러사 선인자동차가 포커스·몬데오·쿠가 등 세 가지 디젤 차량 일부를 시승차로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