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北 미사일보다 美 옐런의 입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사진제공=뉴스1(로이터)

설 연휴로 5일 만에 개장하는 국내 증시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대북 리스크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증시 침체의 영향을 더 주시해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과거 네차례 북한 미사일 발사일에 코스피지수는 평균 0.91% 상승했다. 발사일과 3일 후 종가를 비교하면 평균 1.37% 올랐다. 미사일 발사가 사실상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시장에서 대북리스크는 이미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이름으로 주가에 선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북한 핵실험,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등을 포함한 과거 10여차례의 주요 대북위기 발생일 코스피지수의 평균 하락률은 0.63%에 불과했다. 지난 6일 4차 핵실험 당일에도 0.3% 하락하는데 그쳤다.

지난 8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도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일시적으로 반영되고 말았다"며 "휴장 기간이 길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한반도 정세에 영향이 없다면 증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설 연휴기간 급락한 글로벌 증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 지수는 전날보다 1.42% 하락한 1853.44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4월 이후 2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같은 날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3.5% 떨어졌다.

글로벌 경제지표로 자리잡은 유가가 하락하며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8일 미국 텍사스산 원유는(WTI)는 전 거래일보다 3.9% 하락하며 30달러 아래(29.69달러)로 떨어졌다. 이란이 시장점유율을 만회를 위한 수출계약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

미국, 유럽 증시의 약세와 유가 하락으로 일본 닛케이255지수는 9일 하루에만 5.4% 하락했다. BOJ(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10일과 11일로 예정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의회 증언이다. 오는 3월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힌트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최근 중국 금융시장 불안과 유가 급락으로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는 약화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도 3월 금리 인상 전망을 철회했다.

김유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옐런 의장의 발언은 금리 인상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은 유지하겠지만 불안정한 대외 여건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경계감도 내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