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를 자신 있게 던지는 美 노동자들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미국 자발적 이직률 vs 임금 상승률/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미국이 과연 올해 한 번이라도 금리를 더 올릴 수 있겠나'하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긴축을 개시할 때만 해도 연방준비제도는 올해 네 번 정도 추가 인상이 있을 거라고 얘기했었죠. 그런데 두 달도 되지 않아 상황이 돌변해 버렸습니다.

새해 초에는 중국에서 소동이 일고, 그 뒤에는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공포감을 자아내고, 최근에는 유럽의 은행들이 문제시되면서 '불안 리스트'에 새 목록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습니다.

결정타는 최근에 발표된 미국의 1월 서비스업 활동 지표였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나쁘게 나왔습니다. 제조업은 좀 어렵다 해도 서비스업만큼은 미국경제의 '나홀로' 성장세를 지탱해 온 버팀목이었죠. 그런 서비스업마저 새해 들어서 냉각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금리인상 전망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겁니다.

그런데 그게 반드시 물 건너간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의 고용은 '여전히' 좋으니까요. 그냥 좋은 게 아니라 속도를 좀 늦춰야 할 정도로 강한 모습입니다.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것이죠.

위 그래프가 그 증거 중 하나입니다. 미국 노동자들의 자발적 이직률이 2.1%로 높아졌습니다. 금융위기 이전 호황 절정기(2.3%) 수준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자발적 이직이 많다는 건, '더 나은 조건의 직장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자신감을 의미하죠. 고용시장 환경이 그만큼 좋다는 겁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이 지표를 아주 중시합니다.

게다가 자발적 이직률 통계는 임금상승률의 변화를 항상 선행해 왔습니다. 위 그래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죠. 최근의 이직률 추세를 보면 '앞으로 미국의 임금과 물가 상승률도 높아지겠구나' 하는 합리적 확신을 가질 만합니다. 옐런 의장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다음 편에서도 미국의 최신 고용지표를 좀 더 진단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