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재수생' 동부건설, 이번엔 새주인 찾을까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동부건설이 이르면 내달 재매각을 시도한다. 연초 부동산 경기침체 우려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건설사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가운데 동부건설이 새 주인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동부건설 매각 주관사를 삼일회계법인으로 재선정하고 실사를 거친 뒤 3~4월 중으로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동부건설의 매각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동부건설은 공개경쟁 입찰방식의 기업 매각 공고를 내 같은 해 10월 인수가 약 3000억원을 제시한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불발로 동부건설이 가진 동부익스프레스 후순위채권의 가치산정에 이견이 생기면서 매각 협상은 결렬됐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3월 초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후 매각 공고를 내고 인수주체를 본격 물색할 계획"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작년 수준에는 못 미치더라도 매물로서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에도 500억원 규모의 동부익스프레스 후순위채권과 동부하이텍 지분(10.2%) 등 동부건설 보유자산의 시장가치를 얼마로 평가하느냐가 매각 성사 여부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실적도 매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택사업 손실분 반영으로 영업손실은 불가피하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나은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1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돌입으로 7월 회생계획안 인가 전까지 영업이 중단됐지만 7~12월, 6개월만에 3500억원의 수주 성과를 냈다.

새해 들어서는 그간 중단됐던 주택사업을 재개해 100가구 규모의 과천 12단지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부건설의 주택사업 수주는 2014년 김포풍무센트레빌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센트레빌'의 브랜드 파워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같은 달 부산광역시로부터 326억원 규모의 부산시 북구 만덕동~아시아드 주경기장 간 도로건설공사를 따내는 등 신규수주를 통한 실적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올해 신규수주 목표도 5000억원 수준으로 높여 잡았다. 회사 측은 작년 수준의 수주 실적을 유지하면 당초 2017년 이후로 돼있던 회생계획안상의 흑자전환 시점을 한층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M&A 시장에서 건설사 전반에 대한 관심을 떨어트리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첫 건설사 M&A 매물로 나온 울트라건설도 본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원매자가 단 1곳에 불과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작년보다 올해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건설사를 인수하겠다는 곳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일부 경쟁력을 갖춘 매물의 경우 장애 요소를 잘 정리하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