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ISA는 선택이 아닌 필수

김경남 현대증권 세무전문위원 /사진제공=현대증권

금융상품에 투자하면서 가장 고민되는 것은 바로 수익률과 더불어 세금일 것이다. 높은 수익률을 위해 어떤 상품에 투자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만큼 이제는 어떤 세제 혜택에 편승해서 세금을 줄이고 내 주머니에 들어가는 세후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단순히 PB가 추천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수동적인 투자를 벗어나 매해 신설되고 일몰되는 금융 세제에 대한 개정사항을 숙지하고 투자 방법을 선택하는 능동적인 투자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언론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하는 2016년가장 뜨거운 세무 이슈 중 하나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아닌 거주자로서 직전 과세기간 또는 해당 과세기간에 과세대상 근로소득 또는 사업소득이 있는 자 및 농어민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연간 2000만원 한도로 5년간 총 1억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며, 계좌 가입 기간 동안 발생한 순소득에 대해 200만원까지 비과세, 200만원 초과분은 9.9%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단, 연령이 15~29세 이하인 청년 또는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이거나 종합소득이 3500만원 이하에 해당하는 경우 250만원까지 비과세, 250만원 초과분은 9.9%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2018년 말까지 가입 가능하고, 의무가입기간은 5년(청년 등 3년)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비과세 혜택이다. 연간 2000만원씩 꽉꽉 채워서 5년간 불입하면 원금 규모만 해도 1억원에 달한다. 1억원이라는 원금 규모에 비해 비과세 혜택이 2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쉽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혜택이 바로 9.9% 분리과세에 있다. 분리과세 혜택을 준다는 것은 200만원을 초과하는 수익이 얼마가 되든 간에 9.9% 원천징수로 과세를 종결하겠다는 것이다.

종합과세 대상 금융소득의 경우 15.4% 원천징수는 물론 2000만원이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어 종합소득세 신고 의무를 부여하고 2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융소득에 대해서는 추가 세금까지 납부해야 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큰 혜택인 것이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비과세 혜택 못지 않게 분리과세 혜택으로도 ISA의 절세 효과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ISA 계좌 내 손익통산도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경우 상품간 손익 통산은 불가능하다. 현행 금융세제는 손실이 난 상품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이익이 난 상품에 대해서만 과세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ISA 내 가입 상품에서 이익과 손실이 각각 발생하는 경우 손익 통산을 가능케 함으로써 본인이 가져가게 되는 순소득에 대해서만 계약 만료일에 일괄적으로 비과세 및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손익 통산이 가능하다는 점은 ISA 내 공격적인 투자를 가능케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사실상 가장 큰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가입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또 세제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5년(청년 등 3년)간의 의무가입기간 요건을 채워야 하는데, 여유 자금이 충분치 않은 경우 의무가입기간 동안 계좌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올해 처음 도입되는 ISA는 몇 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비과세 및 분리과세 혜택, 그리고 손익 통산이 가능하다는 부분은 단점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만 하다. 자산관리의 태풍으로 떠오른 ISA. 올해 ISA를 통한 절세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