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증시 급락에 펀드 투자자 '우울'..ELS도 '긴장'

일본 펀드 투자자들에게 올해 설 연휴를 포함한 최근 한 주는 악몽이었다.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엔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일본 증시가 급락하며 일본 펀드의 수익률도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일본펀드 저가매수보다 비중조절을 권하며 사실상 팔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12일 4.84% 하락한 1만4952.61엔을 기록, 1년 4개월만에 1만5000선이 붕괴됐고 엔화 가치는 장중 달러 대비 110엔까지 치솟았다. 이날까지 3거래일째 하락한 닛케이지수는 총 12.07% 내려앉았고 연초이후 닛케이225 지수는 21.44% 떨어졌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일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한 주 동안 평균 -8.85% 하락했다. 연초이후로는 평균 -17.63%를 기록해 국가별로는 중국 펀드(-19.74%) 다음으로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다. 1년 수익률은 지난 5일 기준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현재는 -9.41%로 낙폭이 깊어졌다. 3년 평균 수익률은 29.10%, 5년은 31.03%로 여전히 플러스다.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의 경기부양 기대감 등으로 지난해부터 일본 펀드에 본격적으로 돈을 넣기 시작했다. 여기에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투자를 강조하며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위주의 투자를 강조한 점도 일본 펀드로 뭉칫돈이 유입되는 계기가 됐다. 이에 투자기간이 1년 내외인 국내 투자자들의 펀드는 대부분 손실을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주식형 펀드는 2007년 1조1469억원의 자금을 흡수한 이후 2014년까지는 매년 연간으로 자금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8년만에 7480억원이 유입됐다. 올들어서도 548억원의 돈이 들어와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전문가들은 일본 펀드에 대해 대체로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 증권사 PB는 "연초에 내부적으로 일본 엔화 약세가 종료될 것이라는 관측은 있었지만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해 펀드를 환매할 타이밍이 맞지 않았고 자산배분 차원에서도 비중을 유지했다"며 "현재로서는 일본 증시에 대한 심리가 악화되면서 급락으로 인한 추가 저가 매수 보다는 비중 조절을 고려해야 할 시기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전반에 대한 전망이 조심스러운 상황으로 지난달 포트폴리오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등 일본 투자에 대해서는 후순위로 본다"며 "개별 국가보다는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홍콩H지수 급락 여파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스텝다운형 주가연계증권(ELS)이 속속 원금손실구간(녹인·Konck-in)으로 진입한 가운데 닛케이22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투자자들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닛케이22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5832억원 규모가 발행됐다. 이 가운데 5672억원 규모는 스텝다운 ELS로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당시 가격 대비 일정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나머지 160억원 규모는 스텝업 ELS로 스텝다운 ELS와는 반대로 일정수준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경우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다.

닛케이225 지수가 하락할 경우 문제가 되는 스텝다운 ELS 가운데 녹인 가격이 가장 높은 상품은 하나금융투자 ELS 5656호로 1만2505엔으로 설정돼 있다. 닛케이225 지수가 지금보다 16% 가량 더 하락할 경우에는 녹인에 진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