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웬열~" 복고 IT기기 제대로 '불티'

추억을 곱씹게 해주는 복고풍 IT(정보기술) 기기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케이블TV 채널에서 폭발적인 인기 속에 종영된 ‘응답하라 1988(응팔)’ 방영 이후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복고 열풍에 발맞춰 아날로그 감성을 입힌 IT기기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복고 열풍 타고 아날로그 감성 IT기기 ‘속속’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복고 제품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12일 11번가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카세트 플레이 판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같은 기간 필름 카메라 매출액은 16% 증가했고 LP판을 재생할 수 있는 턴테이블 매출의 경우, 무려 64%나 뛰었다. 박종철 11번가 가전팀장은 “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된 복고 열풍에 힘입어 감성을 자극하는 IT제품 매출이 전년보다 확연히 늘었다”며 “주로 30~40대 연령층이 고객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기기 제조사들도 아날로그 향수를 자극하는 디자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림푸스는 이달 초 과거 필름카메라 디자인을 빼닮은 디지털카메라 ‘펜-F’를 내놨다. 필름카메라 다이얼처럼 금속 소재의 질감을 살린 게 특징. 필름 사진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모노톤(흑백) 컬러 적용 기능도 탑재됐다. 후지필름도 과거 필름카메라 디자인을 채용한 고급형 디지털카메라 ‘X-프로2’를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


국내 제조사인 아이리버는 지난달 카세트 플레이어와 DVD 플레이어 2종을 새로 출시했다. 테이프와 USB 음악 재생, 라디오 기능을 겸비한 카세트 플레이어 ‘IA10’의 공식 출시가는 7만9000원. 가격 부담을 크게 낮췄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중장년층을 겨냥해 트렌드 상품으로 어필하고 있다”며 “부담없는 가격대와 옛 추억을 살릴 수 있도록 디자인한 제품을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음원도 ‘추억에 빠지다’

복고 열풍은 디지털 음원 시장에도 이어지고 있다. ‘응팔’ 방영 전후로 드라마에 삽입된 리메이크 곡부터 이를 통해 과거 향수를 떠올린 사람들이 찾는 옛 음원까지 음원 차트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멜론에 따르면 지난달 월간 차트 기준 톱100 안에는 ‘걱정말아요 그대(이적)’, ‘소녀(오혁)’, ‘청춘(김필)’ 등 응팔 OST만 10곡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10위권 내에 3곡이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톱100 차트는 스트리밍과 다운로드에서 고루 인기를 얻은 곡들을 뽑은 차트다.

옛 추억에 젖어 발매된 지 십 년이 넘게 흐른 앨범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1월 마지막 주 기준 멜론 트렌드 차트에 따르면 13년 전 발매된 거미의 ‘라이크 뎀(Like Them)’은 35위에 랭크됐다. 2005년 발매된 박효신의 ‘네오 클래시즘‘(Neo Classicism)’도 53위에 올랐다. 과거 발매곡은 아니지만 아니지만 15년 만에 90년대 댄스곡으로 돌아온 터보의 ‘다시’도 29위에 올랐다.

멜론 관계자는 “각종 방송 프로그램들이 향수를 자극하며 복고 음악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디지털 음원화와 스마트 기기의 보금으로 음악 소비 연령층이 다양해져 복고 음원은 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