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엔고에 日 '초비상' "BOJ 조만간 회의 개최"

일본 증시 폭락이 연일 계속되면서 일본 정부 및 금융당국 관계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일본은행(BOJ)은 조만간 회의를 열고 추가 완화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장보다 5.3% 하락한 1만4874.65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1만5000선이 붕괴된 건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토픽스 지수도 5.6% 밀린 1194.71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9일에도 일본 증시는 5%까지 빠지면서 10년물 국채 금리도 마이너스까지 끌어 내렸다.

일본 증시가 급락을 거듭하자 아베 신조 총리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와 재무성 외환정책 실무 책임자를 잇따라 만났다. 구로다 총재는 "아베 총리에게 마이너스 금리 배경에 대한 생각을 설명했다"며 "마이너스 금리는 소비와 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총리 측에 따르면 BOJ는 조만간 추가 완화를 안건으로 한 회의를 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29일 BOJ는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발표했지만 실제 적용을 앞두고 시장에선 부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 발표 직후 잠시 하락했던 엔 환율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더니 달러당 110엔대까지 치솟으며 2014년 10월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엔고는 곧바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수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이들 종목에 대한 매도세가 펼쳐졌고, 마이너스 금리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은행주들이 하락에 가세했다. 미키증권은 "이번주 일본 증시가 저점을 찍으면서 마진콜을 촉발했다"며 "이는 추가적인 매도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국자들은 "일본 펀더멘탈과 고용 소득 환경은 양호하다. 시장 심리가 너무 비관적이라 생각한다"(이시하라 노부테루 일본 경제재정상) "금리커브 전반에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초기 영향이 나타나고 있고, 실물경제 및 물가에 마이너스 금리의 영향이 퍼질 것이다"(구로다 총재) 등의 발언을 쏟아냈지만 투자자들은 이에 동조하지 않는 분위기다.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는 일본 정부 방침에 대해서도 고이즈미 오사무 메이지야스다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BOJ가 어떤 액션을 취한다 해도 이들에게 남아있는 실탄은 더 이상 없다"며 "BOJ가 추가 금리 인하나 자산 매입 등을 위한 별도의 회의를 연다 해도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이날 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하순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최근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한 (각국의) 정책 공조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마이너스 금리 효과는 향후 경기와 물가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경우에 한정된다"며 BOJ가 이를 감안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 세계 각국이 공조함으로써 시장의 불안 심리를 진정시켜야 BOJ의 마이너스 금리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