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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속 '작은 이슬람'… 비무슬림 출입 못하는 이유는

[보니! 하니!] 서울 이슬람 사원 가보니<下> 오물 투척, 폭력시비에 출입제한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입력 : 2016.04.12 15:14|조회 : 36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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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보니! 하니!'는 기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해보는 코너입니다. 일상에서의 직접적인 경험을 가감없이 전달하고자 만든 것으로, 보니하니는 '~알아보니 ~찾아보니 ~해보니 ~가보니 ~먹어보니' 등을 뜻합니다. 최신 유행, 궁금하거나 해보고 싶은 것, 화제가 되는 것을 직접 경험한 뒤 독자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서울 이슬람 사원 가보니 '할랄' 블로그 맛집부터 논란까지
서울중앙성원 여자예배당(위)과 남자예배당 내부 모습. /사진=구유나 기자
서울중앙성원 여자예배당(위)과 남자예배당 내부 모습. /사진=구유나 기자

한남동 속 '작은 이슬람'… 비무슬림 출입 못하는 이유는
오후 3시30분쯤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근처 상점과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원 안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루 다섯 번 있는 정규 예배 중 오후 3시42분에 있는 세번째 예배(Asr·아스르)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노래하는 것 같기도, 동시에 말하는 것 같기도 한 아랍어 방송이 사원에 울려퍼졌다. 곧 예배가 시작되니 몸을 청결히 하고 준비하라는 내용이었다.

◇왜 서울 예배당만 들어갈 수 없나?…오물 투척, 폭력시비도

예배당은 복층 형태로 여성 성도들이 위에서 밑을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다. 성원 관계자는 남녀를 분리하고 여성예배당을 위에 배치한 이유는 이마에 땅을 대고 절을 할 때 엉덩이를 치켜들어야 하기 때문에 예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남성 성도들과 여성 성도들은 각각 다른 문을 통해 예배당에 들어갔다.

무슬림이 아니면 예배당 안쪽에는 들어갈 수가 없어 기자는 먼 발치에서 내부를 들여다봐야 했다. 서울중앙성원은 1976년 문을 연 이후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누구나 자유롭게 예배당에 출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외부인들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위가 잦아지자 성원 측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현재 서울 중앙성원을 찾은 비무슬림은 관계자가 동행할 경우에만 예배당 뒤쪽을 제한적으로 출입할 수 있다.

관계자는 "성원측도 '이슬람은 역시 폐쇄적이다'라는 편견을 강화하고 싶지 않아 고사했지만 피치 못할 결정이었다"며 "예배당에 오물을 투척하거나 기도를 올리는 사람을 발로 차고, 심지어는 성원 안에서 타종교를 믿으라고 성도들을 설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이나 전주 등 국내 다른 지역에 있는 대다수의 성원에서는 여전히 일반인들에게 예배당을 개방하고 있다.

서울중앙성원 전경 /사진=구유나 기자
서울중앙성원 전경 /사진=구유나 기자
◇엄숙한 분위기는 2~8분…책 읽거나 얘기 나누기도

어렵게 둘러본 예배당 안은 한산하고 자유로웠다. 평일 퇴근 전 시간이라 세번째 예배를 찾은 성도들은 10~20명 남짓이었다. 주체할 수 없이 넓은 공간에 성도들이 점처럼 흩어져 '미흐랍'(메카 방향을 나타낸 오목한 모양의 벽감)을 향해 절했다. 모두 자신만의 속도로 예배를 보고 있었다.

성도들은 빠르면 3분여만에 자리를 정리하고 예배당을 나가거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예배당 구석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작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 중 일부는 내부 사진을 한 장만 찍어도 되겠냐는 기자의 손짓 발짓에 흔쾌히 "그러라"며 유창한 한국어로 대답했다.

성원 관계자는 "정규예배 때는 엄숙한 분위기를 유지해야 하지만 설교가 없는 날에는 예배가 2~8분 여 만에 끝나는 만큼 이후에는 자유로운 분위기"라며 "학기 중이면 아이들이 엎드려서 숙제를 하거나 놀기도 한다"고 말했다.

물론 더 북적거리고 정신없는 날도 있다. 금요일 두번째 예배(Dhuhr·주흐르)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날에는 최대 500명까지도 성원을 찾고, 이슬람 명절 기간에는 2000~3000여명이 이곳을 찾는다. 이때는 예배당에 다 들어가지 못한 성도들이 문 밖 복도와 계단에 엎드려 기도를 올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2016년 1월30일 세네갈 다카르에서 열린 세계 히잡의 날 행사. /AFPBBNews=뉴스1
2016년 1월30일 세네갈 다카르에서 열린 세계 히잡의 날 행사. /AFPBBNews=뉴스1
◇사원에서 만난 '히자비스타'·…"앗살람 알라이쿰!"

사원에서 만난 A씨는 젊은 한국 여성이자 무슬림이다. 대학에서 아랍어를 전공하면서 이슬람 종교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언제나 히잡을 두르고 다니는 A씨는 "집에만 300개가 더 있다"며 핸드폰으로 실크 스카프, 꽃무늬 스카프 등을 활용한 히잡 패션을 보여줬다.

A씨는 "히잡을 억압과 구속의 이미지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최근에는 히잡도 하나의 패션이다. 히잡을 멋있게 스타일링하는 사람을 '히자비스타'(히잡+패셔니스타)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이슬람 여론이 악화되면서 어려움도 커졌다. A씨에게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따갑지 않냐고 묻자 "무작정 히잡을 벗어보라고 하는 아주머니도 있었다"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A씨는 "그래도 나는 운이 좋은 편"이라며 "무슬림으로 전향한 후 가족과의 연도 끊어져 이번 설에 귀성하지 못한 성도들도 있다"고 했다.

A씨와 얘기를 나누다보니 어느덧 날이 저물고 네번째 예배(Maghrib·마그리브) 시간이 됐다. A씨는 예배당을 나오는 성도들과 서로 인사말을 건네며 헤어졌다. "앗살람 알라이쿰(al-salam alaykum·당신에게 평안을)."

구유나
구유나 yunak@mt.co.kr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문화부 구유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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