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현대증권 인수의향서 제출(상보)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7,370원 ▲10 +0.1%) 인수전에 나섰다. 대우증권 인수 실패 뒤 증권업 강화를 모색하던 KB금융이 KB투자증권 유상증자를 보류하고 현대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KB금융은 12일 현대증권 실사 참여를 위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KB금융 측은 "현대증권 실사를 통해서 전략적 방향성과 시너지가 충분히 날 수 있는지와 자산의 부실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최종 입찰에 대한 참여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지난해 대우증권 인수 실패 후 증권업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일에는 이사회에서 KB투자증권 유상증자를 결의할 계획이었으나, 전날 현대증권 매각 공고가 나며 유증을 보류했다.

KB금융이 KB투자증권 유증이나 현대증권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 수익이 크게 늘기 어려운 환경에서 증권 부문의 수익력 확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이 KB금융 전체에서 차지하는 수익 비중은 3%로 신한금융투자가 신한금융지주에서 차지하는 수익 비중 8%과 차이가 크다.

다만 최종 입찰까지 참여할지 여부는 아직 유동적인 분위기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가 가지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이 현대증권 매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현대상선은 지난해말 현대엘리베이터에 현대증권 지분을 맡기고 1392억원을 차입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에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후순위 채권자인 만큼 주주들에 대한 배임 혐의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현대상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에 앞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매수청구권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에 부여된 우선매수청구권으로 법적 분쟁 가능성이 있어 이 부분의 해결이 어떻게 되느냐가 최종 입찰 참여를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한편 앞서 현대그룹은 지난 3일 유동성 위기에 빠진 현대상선 자구안의 일환으로, 지난해 매각이 불발된 현대증권을 다시 매물로 내놨다. 매각 대상은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22.43%와 기타지분 0.08%로 총 22.5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