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째 '활황' 산업...누구나 '코웨이'가 될 순 없다

렌탈 산업이 불황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하자 신규 진입 업체들도 급증하고 있다. 기존 코웨이 (54,000원 ▼2,200 -3.91%)·청호나이스·교원웰스 등이 경쟁하는 시장에 동양매직·쿠쿠전자 등 생활가전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코웨이는 정수기, 비데 등 소형 가전 제품에 렌탈 서비스 개념을 도입해 '대박'을 친 원조 기업으로 꼽힌다. 코웨이는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시절 렌탈 사업을 시작한 이후 단 한 번의 역성장 없이 계정 수를 늘려가고 있다. 불황이었던 지난해 1~3분기까지 누적 순증 렌털 계정 수(회원 수)가 17만 9000개에 달했을 정도다.

이에 질세라 후발주자인 동양매직·쿠쿠전자 (18,530원 ▲210 +1.15%)도 같은 기간 누적 렌탈 계정 수가 각각 30만 개, 20만 개에 이르는 등 매달 평균 2만~3만 개씩 계정 수를 늘려가며 순항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공 사례만 믿고 섣불리 사업에 뛰어들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아무나 렌탈 사업을 시작할 순 있지만 누구나 '코웨이'가 될 순 없다는, 단순하지만 극명한 이치에서다.

최근 몇 년 새 렌탈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 대부분은 초기 수익구조 정착에 애를 먹고 있다. 국내 최초로 걸레 렌탈 서비스를 선보인 풀무원 (11,720원 ▲90 +0.77%)이 대표적이다.


풀무원은 지난 2012년 100% 자회사인 푸드머스를 통해 걸레 등 청소용품 렌탈 사업을 시작했다. 푸드머스는 일본의 청소 렌탈 전문기업 더스킨과 합작해 풀무원더스킨을 설립하고 국내에서 걸레 렌탈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풀무원더스킨은 사업 첫해부터 적자를 내며 고전했다. 2014년 말 현재 2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풀무원더스킨은 3년 연속 자본잠식상태다.

벽산 (2,125원 ▼25 -1.16%) 계열의 주방 후드 기업 하츠 (4,815원 ▼125 -2.53%)도 주방 후드 렌탈 사업 초기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츠는 주방 후드를 렌탈 상품화한 '하츠의 숲'을 2012년 9월 정식 선보였지만, 렌탈 사업 진출 첫 해 영업손실 24억, 당기순손실 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고 이듬해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렌탈 사업이 얼핏 쉬워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와 프로세스 운용 노하우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렌탈 사업"이라고 말했다.

한샘이 선보인 '후드 케어 서비스'/사진제공=한샘

이런 이유에서 렌탈 시장엔 당분간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곳들도 나온다. 종합 가구·인테리어 기업 한샘 (48,450원 ▲850 +1.79%)이 대표적이다.

한샘은 지난해 주방 후드를 정기적으로 관리, 점검해주는 서비스 상품인 '주방 후드 케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렌탈이 아닌 일시불로 판매 중이다. 한샘 관계자는 "렌탈은 고객 약정기간이 만료되는 시기에 매출이 한꺼번에 반영되기 때문에 사업 초기 수익지표가 나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며 "유수의 신용카드 회사와 연계해 무이자 할부 판매를 하는 게 오히려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렌탈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인 업체들은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에 이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높은 산업 성장성을 보고 렌탈 사업에 뛰어드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